원·달러 환율은 사흘째 오르며 2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의 대중국 관세부과가 15일로 임박한 가운데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의 발언이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불안감을 키웠다. 앞서 나바로는 “(미중간 무역협상) 합의 타결은 중국에 달렸다”며 “15일 대중관세 부과가 안될 것이란 암시는 없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아시아장에서 위안화가 상승세를 탔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소량이지만 이틀째 매도에 나선 것도 영향을 미쳤다. 그간 누적된 매도자금의 역송금도 나왔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15일 관세부과 전까지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경계심이 클 것이라 봤다. 다만 외환당국 개입레벨인데다, 수출업체도 연말을 앞두고 매도물량을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현대오일뱅크 지분매각대금이 언제 들어올지도 관심사라고 전했다. 원·달러가 하방경직성을 보이겠지만 1200원을 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1190.7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190.0원까지 떨어졌다. 장중 변동폭은 5.0원이었다.
역외환율은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89.5/1189.9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0.65원 내렸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미국의 대중국 관세부과가 15일로 다가왔다. 미중 협상에 대한 기대반 우려반 속에서 점차 경계심이 커지는 것 같다. 리스크를 축소하자는 분위기 속에서 원·달러가 지속적으로 올랐다. 최근 외국인 주식 매도가 뜸하지만 그간 누적된 매도가 많아 외환시장에서 실제 역송금 수요가 나오고 있다. 다만 투기적 매수수요는 평소보다 작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195원 위에서는 외환당국의 관리 레벨이다. 내일도 환율이 오른다면 개입이 나올 충분한 타이밍이 됐다. 실수급상 결제수요가 많긴 하나 수출업체도 연말을 앞두고 물량을 내놓을 만한 레벨이 됐다. 원·달러가 1200원을 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15일 미국의 관세부과를 앞두고 미중간 긴장이 계속되는 분위기다. 나바로 발언에 아시아장에서 위안화가 7.03위안을 돌파하면서 올랐고, 원·달러도 이 영향을 받으며 막판까지 상승했다. 외국인도 큰 폭은 아니나 코스피시장에서 매도에 나선 것도 원·달러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FOMC가 예정돼 있지만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5일까지는 원·달러가 하방경직성을 보일 전망이다. 내부적으로는 1조4000억원 규모의 오일뱅크 지분매각 대금이 언제 환전돼 들어올지도 주목해야한다. 당국 경계감도 여전할 것으로 보여 이번주 원·달러는 1185원에서 1200원 사이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14엔(0.13%) 오른 108.74엔을, 유로·달러는 0.0009달러(0.08%) 상승한 1.1088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46위안(0.06%) 올라 7.0357위안을 기록 중이다. 장중엔 7.038위안까지 오르기도 했었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7.62포인트(0.36%) 상승한 2105.62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67억2900만원어치를 매도해 이틀째 소폭 매도세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