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문화재단은 10일 서울 종로구 복합문화공간 에무에서 '2019 종로문화다양성사업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최원종 연출가, 이은경 연극평론가, 손지현 에무시네마 프로그래머, 김상민 에무시네마 대표, 우상민 한국연극배우협회 이사장이 참석했다.
◇다름을 인정하고 다양성 가치 확산 = 종로문화재단은 2015년부터 5년째 예술을 매개로 한 '문화다양성 사업'을 운영하며 서로 다른 '차이'를 인정하고 공존을 지향하는 다양성의 가치를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한 과정들을 소개했다. 2018년 '종로문화다양성 연극제'와 2019년 '종로문화다양성 영화제'를 새롭게 시작한 것도 그 일환이다.
종로문화다양성연극제는 종로문화재단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운영한 전시와 낭독공연발표회 '종로의 기록, 손의 기억'을 기반으로 만들어 졌다.
이 평론가는 "올해 연극제에는 66개 단체가 지원했고 총 7개 작품을 선정했다"면서 "(연극제) 객석점유율 95%를 기록한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종로문화다양성문화제는 종로문화재단이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 운영하던 '문화다양성 영화의 날'을 확장해 영화제로 발전시킨 것이다.
올해 영화제엔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6명의 독립영화 감독이 참여했다. '영화 상영회'와 '당신의 특별한 클래스'를 한 달간 운영하며 관람객들의 호기심을 채웠다.
손 프로그래머는 "타인의 일상을 응시하고 나의 세계에서 상상해보는 것이 문화다양성의 시작"이라며 "영화제를 통해 함께 다양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알츠, 하이! 뭐?' 사회적 약자의 삶에 주목 = 올해 연극제와 영화제에 선정된 연극과 영화 총 14작품은 장애인, 여성, 아동청소년, 예술가, 노인의 삶에 주목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소수문화 이해를 통해 차이를 인정하고, 사회적 통합을 추구하는 문화다양성의 의미를 보여주고자 했다.
연극 '아버지를 찾습니다', '알츠, 하이! 뭐?'에선 고령화시대 노인과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고, 연극 '오펀스'는 가족에게 소외된 이들이 갖는 아픔과 상처에 주목했다.
연극 '아담스 미스', 영화 '밤치기'는 남녀에 대한 성 역할을 비틀어보고 풍자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각 세대가 견뎌야 할 불안과 성장통을 그린 영화 '벌새', '메기', 연극 '헤비메탈걸스'는 중학생과 청년, 40세 직장인 여성들의 이야기를 통해 각 세대마다 갖고 있는 고충을 들여다 봤다.
예술가의 정체성에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도 있었다. 연극 '해방의 서울'은 예술가의 정치참여와 사회적 의무에 대해 물었다. 영화 '녹차의 중력'과 '백두 번재 구름'은 임권택 감독의 영화작업 과정을 통해 예술과 예술가란 무엇인지에 대해 의문부호를 찍었다.
영화 '김군'과' '대통령의 7시간'은 현대사에서 돌이켜 생각해봐야 할 황당한 역사적 사실을 다뤘다.
이 평론가는 "연극평론가로서 좋은 작품을 관객에게 소개하고 새로운 관객을 개발한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라며 "문화다양성은 이 시대의 갈등과 혐오를 치유할 수 있는 절대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종로문화재단은 새해에 더 적극적으로 종로문화다양성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연말에 개최됐던 연극제와 영화제를 내년에는 6월과 10월로 나눠 개최한다. 협력단체인 에무시네마와 함께 문화다양성에 대한 인식을 높일 수 있는 연계프로그램도 준비해 참여예술가와 관람객들의 문화다양성에 대한 가치를 공유할 예정이다.
이민정 종로문화재단 팀장은 "문화다양성은 우리 일상 속에 녹아있는 편견과 차별, 배제 등의 부정적인 요소를 걷어내는 것이 목적"이라며 "현재 우리 사회와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수많은 갈등 역시 문화다양성에 대한 인식을 확산함으로써 풀어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