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10일 내년도 예산안을 놓고 협상을 이어가면서 본회의 속개가 늦어지고 있다. 국회는 오전 본회의에서 민식이법 등 16건의 시급한 민생 법안은 통과시켰지만 예산안 처리를 두고 정회 중이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이인영 민주당ㆍ심재철 한국당ㆍ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1시 36분 국회에서 회동을 시작, 2시 53분까지 80여 분간 예산안 처리를 위한 회동을 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여야 모두 서로의 주장을 꺾지 않은 채 평행선만을 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오후 3시 15분부터 다시 만나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심 원내대표는 재협상을 위해 국회의장실에 입장하면서 '합의가 되었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조금 이따 다시 보기로 했다"면서 마을 아꼈다. 오 원내대표도 "예산 부분을 아직 조정하고 있는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들과 함께 다시 만나기로 했다"며 "합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만 설명해 타협점을 찾기 쉽지 않다는 것을 시사했다.
원내대표 회동이 진행되면서 오후 2시 속개될 예정이었던 국회 본회의도 지연되고 있다. 각 당 의원들은 원내대표 회동 결과를 기다리는 분위기다.
이에 문 의장이 결단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원욱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이 참여하는 예산안은 (필요한 작업을 하는 데에) 앞으로 하루 반나절이 더 걸린다고 하고, '4+1'(민주당ㆍ바른미래당ㆍ정의당ㆍ민주평화당 대안신당) 협의체의 수정안은 오후 5시면 완료된다"며 "문 의장님께서 판단하실 시간"이라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4+1' 협의체에서 마련한 내년도 예산안 수정안을 이날 오후 중 본회의에 올리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본회의 개의에 앞서가진 의원총회에서 "예정대로 10시에 본회의를 열어 민생법안의 처리 과정을 시작하고, 예산안도 어제 말한 대로 오후 2시에 본회의에서 '4+1협의체'에서 준비한 수정안을 상정해 처리하는 과정으로 들어가면 어떨까 한다"며 예산안 강행처리를 시사했다.
반면 한국당은 '4+1 협의체의 수정안은 근거가 없다'며 헌법에 따른 교섭단체 간사 간 합의한 예산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맞섰다.
심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 "여당은 '4+1' 협의체를 거론하며 으름장을 놓는 정치를 그만하라"면서 "민주당은 언제든지 '4+1' 밀봉예산으로 계속 예산안 밀실 통과 으름장을 놓고 있다"며 "앞문도 열어 놓고 뒷구멍도 열려 있다고 으름장을 놓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은 4+1 협의체가 여러 당의 협치 테이블인 양 치장하지만, 민주당의 2ㆍ3ㆍ4중대 끼리 다당제 야당 전선의 밑그림인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예산안 결과를 보고 향후 방침을 정해서 가겠다"며 "국회를 복원하고, 정치를 복원하기 위해 여당답게 제1야당과 당당하게 협상에 임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