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를 겨냥해 “북한을 질식시키려는 시도에서 적대정책을 이어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미국이 추구하는 대화는 국내 정치적 어젠다로서 북미대화를 편의주의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시간벌기용 속임수”라고 주장했다. 김 대사가 언급한 ‘국내 정치적 어젠다’는 내년 미 대선을 지칭한 것이라는 평가다. 그러면서 김 대사는 “향후 북미협상과 관련, 비핵화 이슈는 더이상 협상 의제가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최근 미국과 북한은 거친 언사를 주고받으면서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19일 김영철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은 미국을 향해 “대북 적대정책 철회 전까지 비핵화 협상은 꿈도 꾸지 말라”고 말했다. 다음날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이제는 핵 문제와 관련한 논의는 앞으로 협상테이블에서 내려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김 대사의 발언은 북미 간 ‘뉴욕채널’을 책임지는 유엔대사의 언급이라는 점에서 더 주목된다는 평가다.
또 북한이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의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을 앞두고 북미 긴장수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기도 하다.
지난 3일 북한은 리태성 외무성 미국 담당 부상 명의의 담화에서 “남은 것은 미국의 선택이며,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있다”며 미국의 선제적 결단을 촉구했다.
지난 10월 초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재개된 비핵화 실무협상이 별다른 성과 없이 결렬된 뒤 비핵화 논의는 교착 상태에 빠졌다.
한편 김 대사는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유럽지역 국가들에 대해서도 “편집증적”이라고 맹공을 가했다.
지난 4일 유럽지역 6개국 유엔대사는 안보리 비공개 회의를 갖고 최근 단거리 발사체를 잇달아 발사한 북한을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김 대사는 유럽지역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들의 ‘대북 규탄’ 성명과 관련, “북한은 국가의 방위 역량을 강화하는 정당한 조치를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