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코스피시장이 美증시 급락 여파로 1400선 초반대까지 후퇴하며 종가기준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습니다.
앞서 열린 뉴욕증시(4일)는 고용보고서 발표를 하루 앞둔 가운데 선행지표 성격의 ADP 민간고용이 예상치를 하회하고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가 5년래 최대 증가한 것으로 발표되자 경기둔화 우려감이 고조되면서 주요지수들이 일제히 급락했습니다.
1390선에서 갭하락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개인과 연기금의 저가매수세 유입에 힘입어 낙폭을 다소 만회하며 전일대비 22.05p(1.55%) 내린 1404.38p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외국인이 2547억원 순매도로 14거래일 연속 팔자행진을 이어간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1050억원, 996억원 매수우위를 보였습니다.
이날 프로그램 매매는 비차익거래가 27거래일째 순매수(+873억원) 기조를 이어갔음에도 차익거래를 중심으로 2312억원 순매도를 기록했습니다.
아시아증시들이 동반 폭락했습니다. 일본 닛케이지수가 2.75% 급락한 것을 비롯해 상해종합지수(-3.29%), 항셍지수(-2.24%), 가권지수(-1.64%), 베트남지수(-2.13%) 등이 리세션 우려와 함께 무더기 약세를 기록했습니다.
한때 중국 예찬론자들이 미국이 리세션에 빠지더라도 중국의 고성장이 동력으로 작용하며 글로벌 경제를 안정시켜줄 것으로 내다봤지만 그러한 기대는 보기좋게 빗나갔습니다. 중국 등 이머징마켓과 선진증시의 동반 하락은 세계 경제가 유기적 관계로 얽힌 '지구촌 경제'임을 실감케 합니다.
서울외환시장에서는 외환당국의 지속적인 개입으로 원/달러 환율이 이틀째 급락했습니다. 장중 1100원 초반대에서 롤러코스터 등락을 펼치던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1.20원 내린 1117.80원으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삼성전자 나홀로 강세, 정부정책 수혜주 준동
전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美 샌디스크(플래시메모리 디스크 전문) 인수를 타진 중인 삼성전자(1.17%)의 강세에 힘입은 전기전자업종(0.05%)만이 올랐습니다.
후판가격 인상 소식에도 불구 환율 상승으로 수입원가 부담이 커진 POSCO(-4.53%)가 외국인과 기관의 매물을 받으며 철강금속업종(-3.27%)의 하락을 주도했고, 후판가 급등으로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진 삼성중공업(-4.96%) 등의 조선주들이 동반 하락한 영향으로 운수장비(-2.42%) 업종의 낙폭이 컸습니다.
삼성전자와 경기방어주 KT&G(0.44%)를 제외한 대부분의 시가총액 상위주들이 하락했습니다.
한국전력(-1.40%)과 국민은행(-0.71%), 신한지주(-1.70%), 현대중공업(-3.91%), SK텔레콤(-2.66%), 현대차(-0.84%), LG전자(-0.63%), 신세계(-1.65%) 등 업종대표주들이 줄줄이 내렸습니다.
한편 자회사 우리은행이 패니매 프레디맥 등에 투자한 파생상품펀드 판매로 법적 분쟁에 휘말릴 처지에 놓였다는 소식에 우리금융이 7.09% 급락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코스닥시장은 닷새만에 7억원 순매도로 돌아선 외국인의 빈자리를 기관(24억원 순매수)이 채우면서 사흘째 오름세를 이어갔습니다.
대장주 NHN(3.65%)과 동서(1.70%), 다음(1.34%), 소디프신소재(2.74%), 코미팜(7.84%) 등이 오른 반면, 태웅(-2.50%), 태광(-4.61%), 현진소재(-4.04%) 등의 주요 조선기자재주들이 약세를 나타냈습니다.
정부정책 수혜주들의 강세가 두드러졌습니다.
최근 강했던 대운하 테마주들이 대운하 문제를 재검토한 적이 없다는 청와대의 입장 표명으로 일제히 급락세로 돌아선 반면, 정부의 새만금 토지이용 구상 발표로 모헨즈(상한가), 동우(7.81%), 자연과환경(7.28%) 등의 새만금 관련주들은 급등했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신문•방송 겸영 확대 방안 검토 소식에 ISPLUS, 디지틀조선, iMBC, YTN 등이 일제히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고, IPTV 상용화 임박 기대로 셀런, 올리브나인(이상 상한가), KTH(2.08%), 코위버(1.99%) 등이 동반 강세를 나타냈습니다.
美 일자리 8개월 연속 감소, 실업률 5년래 최고치
귀추를 모았던 미국 고용보고서가 예상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으나 단기 급락에 따른 반발매수세가 그 충격을 일부 흡수하면서 주말 뉴욕증시(5일)는 혼조세를 기록했습니다.
다우(+0.29%), 나스닥(-0.14%), S&P500(+0.44%)
美 노동부는 8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8만4000명(월가 예상치 7만5000명)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게다가 지난 6월과 7월 고용 감소폭까지 상향 수정(10만명→16만명)됐고, 실업률까지 상승(전월 연 5.7%→6.1%)하며 5년래 최고치를 기록, 미국경제가 경기침체 국면에 이미 진입했음을 시사했습니다.
경기침체의 출발점이었던 주택시장 역시 여전히 바닥을 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의 지난 2분기 주택차압 및 모기지 연체비율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특히 주택차압비율(1.19%)은 집계가 시작된 29년래 최고치를 기록, 모기지 채무자들이 주택(자산)가격 하락에 따른 은행의 담보가치 하락 및 금리상승(이자비용 증가)의 이중고를 겪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국제 유가가 경기하강에 따른 수요부진 우려로 엿새 연속 하락세(주간기준 -8%)를 이어가며 5개월 최저치로 떨어졌지만, 유가에 민감한 상품주 에너지주의 약세가 오히려 증시의 반등을 어렵게 했습니다.
최근 증시에서는 유가 하락이 인플레 압력 감소로 해석되는 것이 아니라 '국제유가 하락 = 경기침체(소비 둔화)'의 공식이 성립하는 듯 보입니다. 물론 투자심리 위축 때문입니다.
유가와 역상관 관계에 있는 달러의 강세는 미국경제의 회복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따른 결과로 풀이되며, 과거 주가와 달러의 동행 관계도 최근에는 상관성이 떨어지는 흐름입니다.
구름층 내부에서 박스권 등락을 거듭하며 방향성을 모색하던 S&P500지수는 구름층 하단을 이탈하며 새로운 저점 확인에 나선 모습입니다.
일단 중기 하락추세선 지지 아래 장대음봉 옆에 망치형 캔들을 기록하며 반발매수세의 존재를 암시했지만 박스권을 이탈함으로써 수급 악화로 좀더 고단한 길을 가게된 상황입니다.
지난 7월 저점 상단부에서 이중바닥을 구축하며 점진적 반등을 전개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로 보입니다.
8월중 한때 200일 경기선 돌파에 도전하는 강세를 펼쳤던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올해들어 주요 지지선으로 작용해온 330선을 지난 목요일 이탈 후 가까스로 회복(331.29)한 모습입니다.
연속적인 반등에 실패한다면 한단계 레벨다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강세를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330선에 안착한다면 안도할 수 있겠지만 다시 흘러내린다면 추세적인 하락을 염려해야할 위험도 존재합니다.
삼성전자의 샌디스크 인수 추진 소식에 뉴욕증시에서 샌디스크는 30%이상 폭등했습니다. 삼성전자 주가에 영향을 미치던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오히려 삼성전자의 영향을 받는 형국입니다.
델컴퓨터에 이어 노키아(-7.5%)의 실적 경고 등 소비심리 위축에 기인한 대표 기술주들의 실적 부진 전망이 잇따르면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00일 경기선을 돌파하던 지난 8월의 활약과 달리 무거운 행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3월 이후 저점은 높아지는 흐름이고 20일선 이격부담도 꽤 큰 상태라 금요일 기록한 아래꼬리 양봉을 토대로 반등세를 타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전 글에서 국내증시가 본격적으로 반등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시총1위 삼성전자의 50만원대 지지를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샌디스크 호재와 함께 지난해 하반기부터 암묵적 지지선으로 작용해온 50만원대에서 삼성전자는 강한 하방경직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장주 삼성전자의 50만원대 지지력이 유지되는 이상 우량주 저점매수의 관점이 유효합니다.
첩첩산중..변동성과의 대면
뉴욕증시가 변동성을 확장하며 진바닥 탐색에 나선 가운데,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며 1400선에서 위태로운 곡예를 펼치고 있는 국내증시는 다음주 선물옵션 동시만기일(11일)과 대면하게 됩니다.
그간 프로그램 매수가 증시를 지탱해온 터라 이번 만기는 역대 최대치인 9조원대의 매수차익잔고(순차익잔고 7조원대)를 껴안은 채 맞이하게 됩니다.
프로그램 매매는 본래 방향성이 아닌 변동성 요인입니다만 하락추세에서 경험하는 변동성이라 부담이 되는게 사실입니다. 매물 폭탄을 쌓듯 잠재 변동성을 최대치로 높여놓아 가뜩이나 긴장이 고조되는 시점에 글로벌 증시마저 불안정한 행보를 보이면서 과거 어느 만기때보다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9월 위기설'로 외환시장을 뒤흔들어 놓은 외국인 보유채권 만기일이 다음주 선물옵션 동시만기일과 오버랩되고, 추석 연휴 리스크 회피심리도 작용함에 따라 이래저래 국내증시는 다음주 후반 단기 방향성 결정과 함께 상당한 변동성을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변동성을 염려한듯 미결제약정은 사흘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매도세력들도 신규매도보다는 기존 매도 포지션을 일부 이익실현(청산)하며 조심스럽게 시장을 관망하는 태세입니다.
고용지표 악화로 모멘텀 확보에 실패한 가운데 대형 이벤트 등 산재한 여러 불확실성들로 인해 당장 증시가 급등세로 돌아서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국내증시가 9월 위기설로 이미 패닉을 경험했고 국채만기일에 상당수의 외국인 보유채권들이 높은 기대수익률로 인해 차환발행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 불확실성 해소를 기대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때문에 다음주 후반 분수령에서 증시가 어느쪽으로 진로를 정할지는 오리무중입니다. 빅이벤트 분수령을 앞둔 다음주 초반 증시는 추가 급락보다는 1400선을 넘나들며 바닥을 다질 공산이 높아 보입니다.
따라서 변동성 확대를 염두에 두고 시장을 경계하되 제반 악재들이 반영된 현구간에서 뒤늦게 주식비중을 줄이는 전략은 자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기전 시장이 과도하게 어느 한방향으로 쏠린다면 삭감을 염두에 두고 오히려 담대하고 차분하게 대응하는 전략이 유리해 보입니다.
잦은 손절을 유발할 수 있는 변동성 장세를 이겨내는 방법으로 장기 투자를 지속 권해드리고 있습니다. 최근 밸류에이션 매력이 커진 코스닥 업종대표주들을 기관과 외국인이 꾸준히 사들이고 있는데서 알 수 있듯 상당수의 우량주들은 본질가치를 기준으로 현재 바겐세일 중입니다.
추석을 보내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연말 배당투자 수요도 점차 늘어날 것이고, 시장이 어려워질수록 실적호전주•가치주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실적 또는 자산가치 우량주들이 차별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선물옵션만기일 변동성에서 다소 자유로운 코스닥시장이 최근의 우위를 좀더 지켜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코스닥시장을 중심으로 과도한 저평가 상태에 있는 배당매력 보유 우량주, 실적개선주들을 긴 안목에서 소신있게 모아나가는 전략이 유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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