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MBN 방송화면 캡처)
방송은 편집의 미학이다. 그 중에서도 예능 프로그램에서 편집은 프레임과 뉘앙스를 만드는 절대적 요소다. '보이스퀸'에서 소녀시대를 언급한 출연자 홍민지의 발언이 세간의 도마에 오른 것 역시 섣부른 '편집'이 일으킨 후폭풍이었다.
지난달 28일 방송된 MBN '보이스퀸'에서 가수에 재도전하는 출연자 홍민지는 SM 연습생 출신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소녀시대 데뷔를 보고 눈물을 흘렸고 내 자리가 저기라고도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후 소녀시대 리더 태연은 "함께 땀흘리지 않은 분들이 함부로 소녀시대 이름을 내세우지 않길 바란다"라고 우회적으로 그를 비판했다.
이같은 일련의 사태에서 방점을 찍어야 하는 건 과연 홍민지의 태도일까. 그는 현재 연예인이 아닌 가수지망생일 뿐이고, 그가 하는 여러 말들 역시 매끄럽게 다듬어지지 않은 개인의 발언들이다. '보이스퀸' 측이 굳이 홍민지의 해당 발언을 포착해 방송에 내보내고 '소녀시대'를 강조하는 자막까지 입힌 게 문제라고 볼 수 있는 이유다.
홍민지가 "소녀시대가 내 자리라고 생각했다"고 한 건 그저 그만의 감정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보이스퀸'이 이를 방송에 공개하는 순간 주워담을 수 없는 '공식 입장표명'이 돼버렸다. 자극성과 주목성에 목메는 이 시대 미디어의 현주소를 방증하는 지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