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5년 연속 예산안 법정시한 어겨…'513조 예산안' 지각 처리될 듯

입력 2019-12-02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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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자유한국당의 '필리버스터' 기습 선언으로 패스트트랙 법안과 예산안 등의 일괄 처리가 어려워졌다. 예산안 법정 처리시한을 하루 앞둔  1일 오후 국회 의안과 앞에 예산안 관련 서류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자유한국당의 '필리버스터' 기습 선언으로 패스트트랙 법안과 예산안 등의 일괄 처리가 어려워졌다. 예산안 법정 처리시한을 하루 앞둔 1일 오후 국회 의안과 앞에 예산안 관련 서류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513조5000억 원 규모의 '슈퍼 예산'인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지각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신청 등 무차별 카드로 국회가 '올스톱'하면서다. 이로써 국회는 5년 연속 정부 예산안의 법정시한을 어겼다.

국회는 국회선진화법이 도입된 2014년, 2015년도 예산안 처리를 법정시한 내 처리했을 뿐 2015년 때 2016년도 예산안 처리부터 올해 2020년도 예산안 처리까지 법정시한을 어겼다. 20대 국회는 한번도 제 시점에 예산안 처리를 못 했지만 여야 모두 '네탓' 공방만 벌이고 있어 입법부 역할이 무의미해지고 있단 지적이 나온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일 당 최고위원회에서 "올해도 예산안을 '지각처리' 한다는 꼬리표가 붙게 돼 국민께 송구하다"며 내년 예산안 법정시한 내 처리 실패를 인정했다. 그는 "오늘이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법정시한 날이지만 아직 감액심사도 끝내지 못했고, 증액심사는 시작도 못 했다"며 "이런 상황을 초래한 자유한국당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내년도 예산은 확장재정을 통해 민생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일자리와 산업 경쟁력을 강화시킬 천금 같은 예산"이라며 "정략적 목적으로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의 예산 심사를 방해했던 한국당의 책임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당은 국민 혈세로 짠 예산을 엄격하게 심사해야 할 국회 본연의 책무는 안중에도 없이 국정 발목잡기만 했다"며 "특히 예결위 '소소위' 논쟁으로 예산안을 사나흘 올스톱 시킨 것이 결정판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원내대표는 "이미 법정시한을 넘기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민주당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이번 정기국회가 끝나기 전인 12월 10일까지는 반드시 예산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당은 여당이 예산 심사를 거부하고 국회를 불법 봉쇄했다고 반박했다. 자유한국당 소속 예산소위 위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이 내년도 예산안마저 정치적 공세 수단으로 이용해 심의를 거부했다"면서 "집권여당 스스로가 민생을 내팽개치고 협의를 거부하는 무책임의 극치를 보여준 초유의 사태"라고 민주당의 책임으로 몰아갔다.

전날 여야3당 예결위 간사로 이뤄진 3당 간사협의체의 예산심사가 예정돼있었으나 민주당은 한국당이 법안 199개에 대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신청한 것을 문제 삼아 필리버스터 철회 없이는 예산안 심의를 거부한다고 밝혔다고 한국당 의원들은 전했다.

이들은 "민주당이 예결위 3당 협의를 거부하는 배경에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을 통과시켜주는 조건으로 우호적인 정당과 의원의 지역구 예산을 적당히 챙겨주는 '짬짜미' 수정안, 소위 뒷거래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헌법과 국회법이 명시한 내년도 예산안 법정처리 기한은 오늘로써 끝난다. 그러나 정기국회까지는 아직 8일이라는 소중한 시간이 남아있다"며 "한국당은 언제까지라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민주당을 기다리겠다. 집권여당의 책임 있는 행동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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