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이 대형 오피스빌딩인 파크원 타워2 인수에 나선다. 몸집이 커 공실 발생 우려가 있지만 NH투자증권이 직접 입주하면 활용성이 크다는 평가다.
29일 IB업계에 따르면 파크원 타워 개발 시행사인 ‘Y22프로젝트금융투자’는 파크원의 오피스 B동인 타워2에 대한 매수 입찰 접수를 전날 마감했다. 현재까지 입찰 참여자 리스트를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이투데이 취재 결과 NH투자증권이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국내 금융사 중 입찰 참여 가능성이 점쳐지던 신한금융지주는 참여하지 않았다.
서울 여의도에 세워지는 파크원은 오피스타워 2개 동과 백화점, 호텔 등의 복합문화시설로 이뤄져 있다. 이번 매각 대상인 타워2는 연면적 16만2217㎡(4만9070평), 높이 245.7m(53층)에 달한다. 규모는 통상적인 프라임급 오피스의 2배 이상인 데다가 여의도에선 파크원 타워1(338m), IFC3(285m)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매각가는 1조 원 안팎일 것으로 추산된다. 매각주관사를 맡은 세빌스코리아와 에비슨영코리아 등은 이 값을 감당할 수 있는 투자자가 많지 않다고 보고, 국내 최상위권 운용사와 금융사ㆍ공제회, 외국계투자사 등에만 티저레터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현재 사옥을 매각하고 임차 상태에 있는 만큼 향후 파크원 타워2를 인수하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본다”며 “사옥으로 직접 사용하거나 임대이익을 얻는 등 여러 가지 옵션을 고려해 입찰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업계는 NH투자증권의 인수 참여가 뜻밖의 통 큰 결정이라는 반응이다. 파크원은 규모 면에서 여의도에서 갖는 상징성이 크지만 최근 여의도 오피스 공급 증가로 공실 해소 우려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타워2 입찰에 아무도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며 “타워2 수준의 규모면 공실 해소가 쉽지 않기 때문에 NH투자증권이 직접 입주할 각오로 소신 지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초 NH투자증권의 새 사옥은 여의도 우체국빌딩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입찰로 흐름이 뒤집혔다. 앞서 NH투자증권은 여의도 사옥 이전지로 여의도 우체국빌딩과 전경련회관 등을 후보로 두고 물밑 협상을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에도 NH투자증권이 파크원 타워2를 매수할 것이란 관측은 계속해서 제기됐다. 파크원 개발의 돈줄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016년 자금 규모 2조1000억 원에 달하는 파크원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주관했다. 금융사 중심으로 대주단을 구성해 6년여간 멈춰선 파크원 공사를 재개시켰다. NH투자증권도 자체적으로 2500억 원을 투자했다. 때문에 투자 성과를 내기 위한 경우의 수 중 하나로 타워2를 직접 사들이는 방법도 거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