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국제신용평가사 피치(Fitch)에 “올해 2%대 성장 목표 달성을 위해 가용한 정책수단을 총동원할 계획”이라며 “특히 재정집행 최대화에 정책적 노력을 집중하고 있으며, 중앙·지방·교육재정 이·불용을 최소화한다면 추가경정예산(5조2000억 원)과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피치 연례협의단과 면담에서 이같이 말했다. 면담에는 피치 측에서 제임스 맥코맥 국가신용등급 글로벌 총괄, 제레미 주크 한국 국가신용등급 담당 부이사, 토마스 룩마커 한국 국가신용등급 담당 이사가 참석했다.
홍 부총리는 “글로벌 경기·교역 둔화 및 불확실성 확대 등의 영향으로 한국 경제도 수출과 투자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최근 고용 개선세가 뚜렷하고, 3분기 기준으로 5분위 배율이 2015년 이후 처음으로 하락하는 등 분배도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내년 경제 전망에 대해서는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와 같이 올해보다 성장세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내년 경제정책의 중점 과제는 단기적으로 경기 반등의 모멘텀 마련, 중장기적으로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구조개혁, 경제의 포용성 강화”라고 설명했다.
일본 수출규제와 관련해선 “우리 기업의 생산 차질 등 직접적인 피해는 없으나, 관련 불확실성이 기업 활동에 부담이 되고 있다”며 “일본의 수출규제가 가급적 조기에 해소되기를 희망하며, 수출규제를 논의하기 위한 한·일 간 실무급 협상이 곧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단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가 해제되더라도 주요 소재·부품 공급 안정화 및 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적 노력은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치 측은 정부의 재정정책 기조 및 중장기 재정건전성에 대해 질의했다.
이에 홍 부총리는 “어려운 대외여건 하에 민간투자가 부진한 상황에서, 재정이 적극적인 역할로 성장에 기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또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경제의 포용성을 강화해야 하며 재정을 통해 이를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 재정건전성과 관련해서는 2019~2023년간 국가채무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40% 중반 수준 이내로 관리할 계획”이라며 “국가채무 증가에 대한 경계심을 유지하면서 장기재정전망을 수립할 계획이며, 재정준칙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피치 측은 이번 연례협의를 통해 한국 경제의 주요현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으며, 홍 부총리와 면담이 한국 정부의 정책 의지를 확인하는 좋은 기회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