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이를 잡기 위한 외항사의 국내 진출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인바운드 전략으로 활로를 찾으려는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 관광객의 증가세는 지속하고 있다.
2017년 중국과의 관계 악화 탓에 1330만 명대까지 떨어졌던 외래객 수가 지난해 1533만 명으로 회복했고, 올해는 10월까지 누적 1534만 명을 돌파하며 지난해 관광객 수를 넘어섰다. 2년 동안 15%씩 성장했다.
문제는 국내 LCC가 외국 관광객을 외항사에 뺏겨 수익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관광객 증가에 맞춰 외항사의 국내 진출 혹은 노선 확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 국적 항공사인 뱀부항공이 인천~다낭, 나트랑 노선에 취항하며 경쟁에 뛰어든다. 미얀마국제항공과 중국동방항공도 인천~양곤, 대구~옌지 노선에 각각 취항한다.
싱가포르항공은 기존 기재보다 큰 좌석 수의 항공기를 운용해 승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외항사들의 한국 시장 점유율은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외항사는 그동안 국내 시장의 경쟁 심화로 가격 경쟁력에 뒤처져 점유율 하락을 겪어왔다. 하지만 올해 다시 상승 전환해 2019년 3분기 누적 외항사 점유율 34.1%를 기록했다. 국내 항공업계가 악화일로를 걷는 사이 조금씩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LCC끼리 경쟁하는 가운데 외항사가 진입해 더 신경 써야 할 상황이 됐다고 말한다.
그동안 일본 노선 매출 감소로 중국, 동남아로 눈을 돌린 국내 LCC들은 인바운드(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외국 여행객) 수요 확대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외항사의 노선 공급이 늘면서 해외 관광객들이 국내 LCC가 아닌 자국 항공사를 통해 한국을 방문하기 쉬워진 것이다.
국내 항공사만큼 저렴한 가격을 형성하고 있으며 언어, 문화 등 서비스에 관해서도 우위에 있어 국내 항공사들의 수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해외로 떠나는 국내 관광객 수요까지 뺏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동남아 최대 LCC 에어아시아와 베트남 비엣젯 항공, 타이완 타이거에어 등이 국내 여행객을 위한 저가 공세를 펼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외항사들의 항공권 프로모션 공세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항공 자유화 등 경쟁이 더 심화됐다”며 “외항사를 포함한 치킨게임이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