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내에서 한국은 바이오산업 중심지라고 생각한다. 에이비프로와 에이비프로바이오의 협업을 통해 아시아 내 최고 바이오테크가 되는 게 목표다.”
미국 에이비프로의 공동 설립자이자 에이비프로바이오 공동대표인 이안첸(Ian Chan)은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신규사업 설명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1991년 설립된 에이비프로바이오는 애초 공작기계 중 CNC선반을 포함한 금속 절삭기계, 금속성형 기계 제조사업을 영위했으나 2017년부터 업황 악화로 급속한 실적 하락을 겪었다. 이후 올해 10월 유지인트에서 에이비프로바이오로 사명을 변경하고 항체신약 개발을 사업목적에 새롭게 추가했다.
이와 동시에 에이비프로바이오는 항체신약 개발을 위해 미국 바이오벤처인 에이비프로와 손을 잡았다. 에이비프로는 2010년 설립돼 10년 가까이 이중항체를 개발해왔다. 세계적인 생의학 연구자인 로버트 랭거 MIT 공대교수가 사내이사로 재직 중이다.
이번 달 에이비프로바이오는 100% 미국 자회사인 에이비프로바이오 인터네셔널(Abprobio international)을 통해 미국 에이비프로사에 650억 원을 투자하며 최대주주 지위에 올랐다. 미국 에이비프로 신주 발행에 350억 원, 에이비프로 대표와 사내이사인 이안첸과 유진첸이 보유한 구주 취득에 300억 원을 투자하는 방식이다.
현재 핵심대금은 납입한 상태고, 잔금을 내년 3월까지 낼 예정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납입이 완료되면 에이비프로인터네셔널의 에이비프로 지분은 35.5%(612만3000주)가 된다.
이날 설명회에선 이중항체 플랫폼 ‘테트라비’와 이를 통해 만든 이중항체들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회사 측에 따르면 테트라비 플랫폼은 이중항체의 반감기를 연장해 오랜 시간 효능이 지속할 수 있도록 만든다. 종양이 없는 곳에서 T-Cell 활성화가 일어나지 않아 부작용이 없고, 항체를 대칭 구조로 설계해 대량생산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대표 파이프라인으로는 위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ABP-100과 황반부종 및 황반변성을 적응증으로 하는 ABP-201이 있다. ABP-100은 HER2가 과발현하는 암종을 타깃으로 삼는데, 우선 위암 적응증 목표로 임상시험을 진행한 뒤 차후 유방암, 자궁내막암, 난소암, 대장암 등까지 적응증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전 세계 위암 발병 인구가 70% 넘게 아시아에 집중돼 있어 아시아 지역에서 사업성이 높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 밖에도 간암 치료제 ABP-110, 다발성 골수암, 전립선암 적응증인 ABP-130 등의 주요 파이프라인이 있다.
내년 하반기 ABP-100 임상 1상 IND를 FDA에 제출할 계획이다. 1a상 결과에 따라 기술이전과 패스트트랙 지정을 시도할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ABP-201 임상시험은 2021년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안첸 대표는 “미국 프로와 에이비프로바이오는 임상진행과 신규 후보물질 공동 개발 등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상용화가 가능한 7개의 파이프라인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시장 진출에 에이비프로바이오가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설명회에선 향후 신약 개발 비용에 대한 우려도 나왔지만, 회사 측은 ABP-100 임상 1상이 시작되는 2020년까지는 펀딩을 통해 충분한 자금이 마련돼 있다는 입장이다. 양진상 대표이사는 “이후 자금이 추가로 필요하면 나스닥 IPO를 통해 조달할 계획”이라며 “나스닥에서도 충분한 밸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회사가 투자해둔 자산 일부에 대한 회수 절차를 진행 중이어서 올 연말까지 200억~300억 원, 내년 상반기까지는 400억 원 정도의 자금을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