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금피아 재취업에 관심이 없는 이유, 아직 큰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김득의<사진>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27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금융당국 퇴직자가 관련 금융업계로 재취업하는 관행에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김득의 대표는 퇴직공직자 재취업 관행이 고쳐지지 않는 이유로 이를 방조하는 국회를 꼽았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퇴직공직자는 퇴직일부터 3년간 퇴직 전 5년 동안 소속했던 부서 또는 기관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기관에 취업할 수 없다. 하지만 대부분 퇴직자는 퇴직 전 업무와 재취업 후 업무 간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을 주장하며, 인사혁신처로부터 취업 승인을 받고 있다.
김 대표는 공직자윤리법이 명시한 취업제한 기간 3년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에 대해 법의 빈 틈을 노린, 법 정신에 위배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국회가 이런 법의 허술함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는 이유는 과거 저축은행 사태처럼 특정한 사건이 아직 터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올해 정무위원회 국정감사는 조국 사모펀드, DLF·DLS에 매몰됐는데 이런 금피아 관행 문제는 매년 국회가 지적해야 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금감원에서 저축은행으로 재취업하는 퇴직공직자가 많은데 이들은 퇴직 전 부서에서 저축은행 담당이 아니었다고 취업제한을 피해간다”면서 “퇴직 전 업무를 저축은행, 보험사, 은행 등 이런 식으로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전에 있던 직장이 가지는 영향력을 고려하면 어느 곳으로도 재취업하지 않는 것이 맞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직들이 금융기관에 검사를 나왔을 때 퇴직공무원들이 해당 금융기관에 근무하고 있으면 당연히 눈치가 보일 수밖에 없다”면서 “이런 영향력 때문에 퇴직 공무원을 영입하는 것이지 다른 직무능력이나 전문성을 보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김 대표는 공직자윤리법이 명시한 취업제한 기간 3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3년이라는 취업제한 기간이 있지만 대부분 퇴직공무원들은 1, 2개월 만에 취업을 한다. 인사혁신처가 이런저런 예외사항을 다 들어주기보다는 일률적으로 3년이라는 기간을 정확하게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 퇴직 후 1년은 자신이 어느 부서에 있었든지 전 직장의 영향력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3년이 지나면 그 영향력이 미미해지므로 명시된 기간만 확실하게 지키면 금피아 취업 문제는 많이 개선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국회가 공직자윤리법이라는 제도를 만든 것에 그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회는 자신들이 공직자윤리법이라는 제도를 통해 퇴직공무원들의 재취업 관행을 많이 막았다고 방심하고 있지만, 법 존재에 그치지 않고 끊임없이 감시·감독하고 법을 재정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