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10월까지 완성차 수출 규모가 줄었지만 수출 금액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 효과와 함께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SUV와 고급차, 친환경차 수출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평균 수출단가는 3분기에 처음으로 1만6000달러대에 올라섰다.
26일 완성차 업계와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계자료에 따르면 1~10월 누적 완성차 수출은 지난해 199만1377대보다 소폭(0.36%) 감소한 198만4226대에 머물렀다.
10월까지 누적 완성차 수출은 지난해 200만 대 밑으로 떨어진 이후 올해에도 200만 대 고지를 넘어서는 데 실패했다. 글로벌 소비심리 위축과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의 저성장이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수출이 줄어든 반면, 수출로 벌어들인 금액은 오히려 증가했다.
올 들어 10월까지 완성차 누적 수출 금액은 총 318억2576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수출 금액(305만5126만 달러)보다 4.17%(12억7450만 달러) 증가했다.
수출 금액 증가 효과는 원ㆍ달러 환율이다. 나아가 올해 들어 수출길에 나선 차종 대부분이 제값을 받을 수 있는 신차나 대형 SUV다. 여기에 부가가치가 높은 전기차 수출 증가도 힘을 보탰다.
예컨대 현대차 대형 SUV 팰리세이드는 울산공장 생산분이 미국 수출길에 오른다. 미국 신차 가격 비교 사이트인 ‘켈리블루북’을 보면 팰리세이드는 현대차(제네시스 및 전기차 제외) 현지 판매모델 가운데 가격대가 가장 높다.
상대적으로 비싼 팰리세이드는 6월부터 미국 현지판매에 나섰고, △7월(4464대)과 △8월(5115대) △9월(3495대) △10월(4357대)까지 꾸준한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올 3분기를 기준으로 자동차 수출 평균 단가 역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계에 따르면 3분기 자동차 수출 단가는 평균 1만6384달러로, 처음으로 1만6000달러대에 올라섰다.
3분기 평균 원ㆍ달러 환율(1194.22원)을 적용하면 우리 돈 1957만 원에 달한다. 수출차 평균 단가가 처음으로 2000만 원에 육박한 셈이다.
이 역시 SUV와 친환경차 등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모델의 수출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점진적으로 ‘값싼 한국차’라는 인식도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3분기 수출 물량은 53만5635대로, 작년 같은 기간(54만3466대)보다 조금 줄었지만, 평균 수출단가가 전년 대비 1000달러 이상 오른 1만5117달러에 달했다.
수출 자동차 평균 단가는 지난해 1분기 1만5496달러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등락을 반복한 평균 단가는 지난해 4분기 1만5676달러까지 상승했다.
올해 들어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하며 1분기 1만5784달러, 2분기 1만5824달러를 유지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국내 자동차 산업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10월)에도 수출액 증가율(24.2%)이 수출 대수 증가율(24.1%)보다 높았다.
해외 현지 생산이 늘어나면서 수출 물량은 감소하고 있지만, 국내에서 생산하는 수출 물량은 고품질 고부가가치 모델로 전환되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년 초부터 주요국 산업 수요 개선과 물량 회복 등으로 수출 여건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수출의 양적 성장과 함께 질적 성장을 추구하기 위해 환율, 유가, 금리 변동 등 단기 리스크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요 수출국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SUV와 고급차 등 부가가치가 높은 경쟁상품을 출시할 것”이라며 “유럽과 중국에 제네시스 판매법인을 세운 만큼, 고급차 판매를 본격화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