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물량 둔화와 단가 하락 영향으로 수출 증가율이 올해 6.4%(전망)에서 내년 3.7%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내년 수출액 전망은 6330억 달러다"
정확히 1년 전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이 '2019년 경제·산업 전망'에서 올해 수출에 대해 전망한 내용이다.
당시 기준에서 해석하면 2018년 사상 최초로 60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새역사를 쓴 한국 수출이 증가 폭은 줄겠지만 2019년에도 6000억 달러를 넘어서며 4%에 가깝게 증가할 것이라는 의미였다.
1년이 지난 25일 산업연구원이 '2020년 경제·산업 전망'을 내놨다. 수출에 대한 수치는 충격적이다.
올해가 한 달여 밖에 남지 않은 현재 산업연구원이 전망한 2019년 수출 증가율은 -9.8%, 수출 예상액은 5458억 달러다. 지난해 성장전망치와 단순 수치상 13.5%의 엄청난 차이가 난다. 특히 플러스가 플러스로, 마이너스가 마이너스로의 숫자의 다름이 아닌 증가를 예상했다가 큰 폭의 감소를 기록한 점은 안타깝다.
한국 수출은 지난해 12월 -1.7%를 시작으로 지난달까지 11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들어서도 20일까지 -10%에 육박하는 감소세를 보여 12개월 연속 마이너스 기록이 확실시 된다.
연구원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과 반도체 단가 하락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지난해 전망 당시보다 심화했다"며 "내림세의 경우 불확실성에 대한 전망은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런 헛발질은 정부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올해 수출과 관련해 ‘상저하고(上低下高)’, ‘V자 회복’을 공언해왔지만,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올해 3~4월께 하반기에는 수출이 회복될 것이라고 여러 차례 공언했지만, 결과는 정반대다. 오히려 수출 성적은 더 나빠졌다. 올해 6월부터 5개월째 두 자릿수 감소율이 계속됐으며 10월 수출 감소 폭은 2016년 1월 -19.6% 이후 3년 9개월 만에 최대치다.
정부는 내년 1분기 플러스 전환을 다시 공언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의 1단계 협상 타결 가능성 및 브렉시트 시한 연기와 함께, 우리가 초격차를 유지하고 있는 반도체 가격 회복, 수주 선박의 인도 본격화 등이 뒷받침된다면 내년 1분기 수출은 플러스 전환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