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이 이날 발표한 10월 무역통계 속보치에서 일본의 대한국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23.1% 급감해 12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대한국 수출에서 화학제품과 일반 기계 등 여러 분야가 두 자릿수의 감소세를 기록해 한국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일본산 맥주와 식품 등에 대한 불매운동으로 일본의 대한국 식료품 수출이 전년보다 23.1% 줄었다. 자동차 수출은 63.6% 급감했으며 반도체 등의 제조장치가 49.0%, 금속가공기기가 50.7%의 감소세를 각각 나타냈다.
대한국 수입도 전년보다 12% 줄어들어 10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양국 무역이 부진하면서 일본의 대한국 무역수지 흑자는 1085억 엔(약 1조1707억 원)으로, 전년보다 41.5% 급감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를 놓고 스위스 제네바에서 전날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협의가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한 가운데 이날 나온 무역지표는 양측의 냉각된 관계가 상품 교역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다시 확인시킨 것이라고 신문은 풀이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7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 등에 사용되는 불화수소 등 3개 품목에 대해 대한국 수출 규제를 강화했다. 한국은 이에 반발해 9월 11일 일본을 WTO에 제소했다. 당사국 간에 분쟁 해결책을 모색하는 WTO 규정에 따라 한·일 양국은 지난달과 전날 2차례의 협의를 가졌으나 양측의 주장은 평행선을 달렸다. 한국은 3차 협의를 일본에 요청하거나 무역 분쟁 심판 1심에 해당하는 ‘분쟁 처리 소위원회(패널)’ 설치를 WTO에 요구할 수 있다. 한일 무역을 둘러싼 갈등은 장기화할 것이라고 닛케이는 내다봤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한국과의 분쟁 등을 배경으로 일본의 전체 수출도 11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9.2% 감소해 시장 전망인 7.5% 감소보다 부진했다. 같은 기간 수입은 14.8% 줄어들어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일본은 173억 엔(약 1867억 원)으로 4개월 만에 무역흑자를 기록했으나 전문가들은 수입액이 크게 감소한 것에서 비롯됐다며 그다지 긍정적이지는 않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