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車업체, 금융위기 맞먹는 구조조정 압력 직면…서구권 감원 규모 7만 명 이상

입력 2019-11-17 13:27 수정 2019-11-17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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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둔화 따른 신차 판매 감소·전기차 등 차세대 자동차로의 구조 변화 직면

▲사진출처 AP뉴시스
▲사진출처 AP뉴시스

전 세계 자동차업체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맞먹는 구조조정 압력에 직면했다.

미국과 유럽, 일본의 자동차업체가 최근 추진하는 감원 규모가 총 7만 명 이상으로, 10년 전 금융위기 당시의 10만여 명에 육박하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경기둔화에 따른 신차 판매 감소는 물론 전기자동차 등 차세대 자동차로의 구조 변화에 업계가 직면한 감원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부품업체 등 저변이 넓은 자동차업계 감원은 전체 고용환경 개선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미국 최대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는 자국 내 3곳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총 7개의 공장을 폐쇄, 1만4000명을 감원하는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경쟁사인 포드자동차도 유럽을 중심으로 총 1만2000명 감원에 나섰다. 일본 닛산자동차는 오는 2022년까지 전체 생산능력의 약 10%를 삭감, 생산 부문에서 약 1만2500명을 줄일 계획이다.

미국과 유럽, 일본의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 종업원 수는 금융위기 충격을 받았던 2009년 이후 계속 증가해 약 240만 명 수준에 도달했지만, 지난해 소폭 감소로 돌아섰다. 기업들이 감원 계획에 잡아놓은 7만여 명은 해당 기업 직원들의 약 4%에 달한다.

최근 신차 판매 부진이 감원 조처를 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신차 판매 대수는 전년보다 0.5% 감소한 9581만 대였다. 선진국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미국은 올해 판매가 작년보다 약 3%, 유럽은 1% 각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기 영향으로 2009년 신차 판매가 감소세를 보였을 때도 업계는 신흥국 시장이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투자를 멈추지 않아 글로벌 신차 생산 대수가 2010~17년 계속 증가했다.

그러나 신흥시장도 주춤하면서 지난해 생산 대수도 전년 대비 1.1% 줄어든 9563만 대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과 최근 부상했던 신흥시장인 인도의 신차 판매는 올해 각각 전년 대비 5%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등 차세대 자동차로의 전환도 생산체제 구조 개혁을 압박하는 핵심 요소다. 내연기관이 없는 전기차는 부품이 일반 휘발유 차량보다 30% 적고, 조립에 동원되는 인원도 많지 않다.

오는 2030년 전 세계 신차 판매의 40%를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목표를 내건 폭스바겐은 본거지인 독일 공장에서 전기차 생산을 시작함에 따라 2023년까지 인력을 7000~8000명 감원할 계획이다. 포드도 지난 6월 내연기관 차량 생산을 줄인다는 이유로 유럽에서 공장 5곳 폐쇄를 결정했다.

엄격해지는 환경 규제와 차세대 기술에 대한 투자로 다른 곳에서 나가는 비용을 절감할 필요성도 더욱 커졌다. 다임러는 전기차 트렌드에 대응하는 비용으로 회사 전체 순이익률이 연간 1%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GM은 혹독한 구조조정을 하면서도 산하 자율주행차량 개발 자회사에는 11억 달러 이상을 추가 출자했다. 닛산도 고정비용을 연간 3000억 엔(약 3조2200억 원) 줄이는 대신 개발비는 10% 늘릴 계획이다.

컨설팅업체 앨릭스파트너스는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오는 2023년까지 5년간 전기차에 총 2250억 달러(약 263조 원), 자율주행차에는 500억 달러를 각각 투자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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