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진 中 ‘전자 굴기’ 이종업종 진출 활발…스마트폰·TV 위협

입력 2019-11-1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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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센스ㆍTCLㆍ로욜 ‘스마트폰’ 공개…샤오미ㆍ화웨이 ‘TV’ 시장 진출

▲중국 베이징에 있는 한 샤오미 스토어에서 고객이 나오고 있다. 베이징/로이터연합뉴스
▲중국 베이징에 있는 한 샤오미 스토어에서 고객이 나오고 있다. 베이징/로이터연합뉴스

중국 기업들이 주력 산업 외의 업종에 뛰어들며 국내 하이테크 산업을 위협하고 있다. 가전회사가 스마트폰과 반도체에 진출하고, 스마트폰 회사가 TV 사업에 진출하며 사업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가전업체 하이센스(Hisense)는 보급형 스마트폰 ‘킹콩6’를 발표했다. 이 제품은 배터리 용량만 1만10mAh에 달하는 것이 특징이다. 본체에 5510mAh 배터리가 내장되어 있으며 4500mAh 용량의 커스텀 배터리 케이스가 함께 제공된다.

중국 TV 전문 전자회사인 TCL은 올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국제가전박람회)에서 폴더블 폰 시제품을 공개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와 비슷하게 생긴 이 제품은 ‘폴더블 태블릿 디스플레이 콘셉트’라는 명칭으로 유리관에 보관된 채 관람객을 맞았다.

앞서 중국 디스플레이 회사 로욜(ROYOLE)도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IT 전시회 CES에서 폴더블 폰 ‘플렉스파이’(FlexPai)를 선보였다.

중국 가전업체 콘카(KONKA)는 반도체 사업 진출을 선언하고 반도체 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이 회사는 TV는 물론 냉장고, 세탁기, 휴대전화, 가정용 주방기구 등 다양한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중국의 주요 가전 기업이다.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박람회에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로고가 보인다. 베를린/로이터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박람회에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로고가 보인다. 베를린/로이터연합뉴스

전통적인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가전 시장 진출도 활발하다.

스마트폰과 소형가전, IT 주변기기 등에 집중해왔던 샤오미는 TV 제품을 본격적으로 선보이며 대형 가전 사업에도 나서고 있다.

인도에서는 지난해 2월부터 32·43·55인치 TV를 선보였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샤오미는 올 2분기 인도 스마트TV 시장에서 32%의 점유율을 차지, 5분기 연속 스마트TV 1위를 기록했다. LG(점유율 14%), 삼성(13%), 소니(12%) 등을 압도하는 성적이다.

샤오미는 이달 들어선 스페인 시장 진출을 발표했으며, 내년 1분기에 첫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샤오미 외에 화웨이도 TV 시장에 뛰어들었고, 스마트폰 업체인 원플러스도 최근 TV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오포와 비보 역시 TV 시장 진출설이 계속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LCD(액정표시장치) 산업을 따라잡은 중국이 규모의 경제와 기술 상향 평준화로 세트 산업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중국의 하이테크 수출 품목 가운데 전자통신기기의 수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25.1%로 세계 1위다.

2000년 12위(3.1%)에 그쳤던 중국은 2005년 1위(12.2%)로 올라선 뒤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수출 순위는 3위(8.4%)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기업들의 사업 영역 확장이 굉장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 기업 간의 인수·합병(M&A)도 이뤄질 것이며, 치킨게임이 벌어질 수도 있다”며 “살아남은 중국 기업은 더 거대해질 것이고, 결국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처럼 TV, 스마트폰, 반도체, 자동차 부품 등 광범위한 포트폴리오를 아우르는 글로벌 종합 전자회사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기업 로욜이 선보인 폴더블 폰 '플렉스파이' 권태성 기자 tskwon@
▲중국기업 로욜이 선보인 폴더블 폰 '플렉스파이' 권태성 기자 ts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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