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선’ 제일제강, 이번엔 적대적 M&A에 노출됐다

입력 2019-11-12 16:41 수정 2019-11-12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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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제강에 적대적 M&A를 시도하고 있는 케이원피플이 이사회를 장악했다.

12일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케이원피플은 전날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노금희 케이원피플 대표를 포함한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2명, 감사 1명을 선임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이로써 케이원피플은 제일제강 이사회에 기존 인원(대표이사 포함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1명)보다 많은 5명을 자사 측 인물로 합류시켰다. 회사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의 결의는 이사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 이사의 과반수로 한다. 새로 선임된 이사진이 기존 이사회에 반하는 특정 사안을 결의하기로 하면 1표 차이로 통과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이사회는 대표이사 혹은 이사회에서 따로 정한 이사가 있을 때 소집할 수 있다. 소집권만 제외하면 사실상 이사회를 장악한 셈이다.

주목할 점은 지분율이 적은 케이원피플이 6명이나 되는 인원을 이사와 감사에 선임했다는 사실이다. 케이원피플은 올 초부터 꾸준히 경영권 분쟁 소송을 제기해왔지만, 보유지분은 지난달 14일 기준으로 9.18% 수준에 불과했다.

또 상법상 6개월 미만으로 보유한 지분의 의결권은 제한될 우려가 있어 이론의 여지 없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율은 5월 3일 보유했던 3.89%에 불과하다.

반면 제일제강의 현재 최대주주는 최준석 사내이사로, 6월 말 기준 지분율은 특수관계인 보유분까지 28.02%로 3배 이상 많다.

제일제강 정관에 따르면 이사 선임은 주총에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과반수가 찬성하고, 이 과반수가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이어야 한다. 케이원피플은 보유한 지분 외에도 20% 수준의 호지분을 확보한 데다 현 최대주주와의 의결권 싸움에서 승리한 셈이다.

이런 이사 선임이 가능했던 이유는 일반적으로 회사 정관에 이사 정원을 정해놓는 데 반해 제일제강의 경우 규정이 ‘3인 이상’으로 불명확했기 때문이다. 아쉬운 대목은 현 경영진 입장에서 새로운 이사를 선임했을 경우 경영권 방어가 가능했을 수 있었다는 점이다.

주총 직전에 나온 법원의 가처분 결정 역시 현 경영진에게 치명타가 됐다. 케이원피플은 주총 전 법원에 낸 의결권행사금지가처분을 제기했다. 법원은 현 최대주주가 앞서 했던 3자 배정 유상증자가 경영권 방어를 위한 것으로 인정돼, 케이원피플의 신주인수권이 침해됐다고 판단했다.

앞서 최 사내이사 등은 올해 2월 50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기존 18.45%였던 지분율을 28.02%로 끌어올렸다. 10%에 가까운 지분의 의결권이 묶였다.

제일제강 관계자는 “아직 회사에 구체적인 변화는 없다”며 “이사회가 어제 끝난 만큼 향후 변화를 보고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본안 소송도 남아있는 만큼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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