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이 찾는 제2, 3의 ‘히타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회사 합병 등으로 충분히 덩치를 키운 만큼 내실을 다지는 마지막 퍼즐을 맞추는 인수합병(M&A)에 나설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 게 시장 관측이다.
특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9월 도쿄에서 진행된 히타치케미칼 본 입찰에 직접 프리젠테이션을 할 정도로 화학부분에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2019년 에틸렌 생산능력은 450만 톤(자회사 포함)이다. 글로벌 12~13위권이다. 미국·인도네시아 등에 대한 추가 증설을 고려하면 향후 3~4년 내 총 에틸렌 생산능력은 600만~650만 톤에 달한다. 글로벌 6~7위권으로 뛰게 된다.
시장에서는 롯데케미칼이 몸집 불리기보다 다운스트림 확장과 스페셜티 제품 확장, 사업 다각화(M&A) 등을 통한 새로운 성장 전략을 구상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본다.
최근 롯데첨단소재 합병, 폴리카보네이트(PC)·메타자일렌(MeX), 계면활성제(EOA) 증설, GS에너지와의 조인트벤처 설립을 통한 페놀·아세톤·비스페놀A(BPA) 증설 계획 등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으로 보인다.
다음 M&A 행보는 어디가 될 것인가.
시장에서는 히타치케미칼과 같이 전자재료사업 등 롯데 화학부문에서 빠진 퍼즐 한 조각을 맞추는 작업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본다. 히타치 입찰은 불발됐지만, 신 회장이 직업 설명회를 했다는 점에서 롯데의 핵심 투자가 주요 화학사를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IBK투자증권 함형도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은 신성장동력을 신규 산업에서 찾기보다 석유화학사업 포트 폴리오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타이탄(Titan) 인수를 통한 글로벌 생산거점 확대 및 미국 ECC 투자로 원재료 단변화 , JV를 통한 스페셜티 제품 확대를 통한 성장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KTB투자증권 이희철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은 2030년 글로벌 톱 7, 매출 50조 원, OPM 15%를 목표로 한다. 미국, 인니 등에서 크래커확장 통한 업스트림 경쟁력 확보. 중장기적 관점에서 고부가 스폐셜티 사업 인수(M&A 투자)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케미칼은 이달 초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화학업종이 아닌 기업의 인수·합병(M&A)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