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IT 밸트 조성을 목표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던 ‘소프트뱅크’가 14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손실을 내면서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SVF)로부터 투자받은 쿠팡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는 올 3분기에 사무실공유 스타트업인 ‘위워크’ 지원 등으로 7001억 엔(약 7조 442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소프트뱅크의 적자는 지난해 3분기에는 순이익 5264억 엔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실적이 크게 악화한 것이다
쿠팡은 최근까지 비전펀드로부터 약 30억 달러(약 3조5000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2015년 6월 10억 달러를 지원받은 쿠팡은 3년 만인 지난해 11월에는 20억 달러를 추가로 유치했다.
비전펀드의 지원을 등에 업은 쿠팡은 물류 인프라 등에 과감하게 투자하며 사업을 키워왔다. 하지만 성장에 초점을 맞춘 사업 전략으로 영업손실은 2015년 5470억 원, 2016년 5600억 원, 2017년 6388억 원으로 매해 늘어났다.
지난해 역시 4조4227억 원의 매출을 거뒀지만, 1조97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역시 쿠팡이츠 등 신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만큼 업계의 전망은 밝지 않다. 누적 적자가 3조 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또다시 적자가 예상되는 만큼 2020년 이후 추가 투자 유치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런 상황에서 소프트뱅크의 적자 악재는 뼈아프다. 특히 실적을 발표하면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결산 발표 내용은 너덜너덜하다”며 “앞으론 5년에서 7년 내 순이익을 낼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향후 쿠팡이 소프트뱅크로부터 투자 유치가 쉽지는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한 지난 9월 금감원이 자기자본비율이 경영지도기준을 미달했다며 유상증자 등 경영 개선 방안 마련을 요구한 점도 투자 확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쿠팡이 당분간 사업 확장보다 수익 개선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금융감독원의 경영 개선 요구와 공정위와의 이슈 등 대외적인 상황 고려 시 쿠팡은 손익 개선에 초점을 둘 것”이라며 “은 원가율 훼손 부담이 있는 직매입을 통한 공격적인 확장보다 영업이익 개선 효과가 큰 수수료 수익 확대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미국 나스닥 시장 가능성도 제기된다. 쿠팡은 지난달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던 케빈 워시를 이사회에 끌어들였고, 이달 초에는 나이키에서 부사장으로 일하며 외부 회계감사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보고 등을 담당한 마이클 파커를 최고회계책임자(CAO)로 영입한 점도 전망에 힘을 보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