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펙의 사임은 갭 브랜드의 저조한 매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갭은 최근 수년간 판매 부진으로 고전해왔다. 2015년 그가 최고 경영자에 오른 이후 순이익은 20%가량 감소하고 매출은 거의 제자리 걸음을 걸었다. 이날 실적 발표에서도 갭은 올해 연간 순이익 목표를 낮춰잡았다. 이에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는 7% 급락했다.
테리 리스톨 갭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시장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갭 브랜드가 큰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펙 CEO는 사임과 함께 이사회 자리도 내려놓을 예정이다. 15년간 이 회사에 몸 담았던 그는 간단한 인수 인계 이후 회사를 떠난다.
그가 주도했던 ‘올드네이비’ 분사작업은 퇴임과 관계 없이 예정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월 펙 CEO는 올드네이비를 분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저가 버전으로 기획된 이 브랜드의 급격한 성장에 따라 이를 나머지 사업과 분리, 2개의 상장회사로 분할하겠다는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펙 CEO가 이 작업을 책임질 것으로 봤으나 갑작스러운 퇴임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그러나 갭 대변인은 “분사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피셔 회장이 임시 CEO직을 맡는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그는 폴 프레슬러 전 갭 CEO가 떠난 뒤 2007년 임시 CEO를 맡은 바 있다. 그의 부친인 돈 피셔와 모친 도리스는 1969년 데님 및 기타 캐주얼 의류를 판매하는 최초의 갭 매장을 열었고, 이후 사업을 크게 확대해 ‘영광의 시대’를 열어갔다.
최근 미국에서는 주요 의류 브랜드 CEO들의 사임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에는 마크 파커 나이키 CEO와 언더아머의 케빈 플랭크 창업자 겸 CEO가 한날 사의를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