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진행된 아시아나항공 매각 본입찰에 최종 참여해 강력한 인수후보로 꼽히고 있는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두 곳은 각각 ‘항공업 경영 노하우’와 ‘풍부한 자금력’이라는 메리트를 가지고 있다.
애경은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을 통해 경험한 10년 이상의 항공업 경영 노하우가 가장 큰 강점이다.
2005년 설립된 제주항공은 2006년 첫 취항 5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LCC 1위이자 국내 3위 항공사로 거듭났다. 2015년 11월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으며, 2018년 LCC최초 매출액 1조 원을 달성했다.
특히 애경그룹은 항공사 간의 합병 시너지 효과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에 이은 국내 2위 대형항공사(FSC)이며 국제선 노선 70여 개를 보유한 글로벌 항공사다. 애경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보유 비행기는 160대, 점유율은 국제선 45%, 국내선 48%에 이를 전망이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항공사 간 인수합병(M&A)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해외 사례 많다”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항공산업의 국제 경쟁력과 고객 서비스 수준을 높이는 한편 나아가 관광산업 발전 등 국가경제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 2010년 유나이티드항공이 콘티넨탈항공을 인수한 후, 시장점유율을 21%까지 끌어올리며 세계 최대 항공사로 거듭났다.
2004년에는 1919년 설립된 세계 최초 항공사이자 네덜란드의 자존심이었던 KML이 에어프랑스에 매각됐으며, 이후 중복 노선 조정 등 경영 효율화 및 비용절감 정책을 수립해 합병 후 첫해 수익이 50%가량 상승하며 유럽 항공시장 점유율 1위(26%)에 올랐다.
아울러 당초 실탄이 다소 부족하다는 우려를 일찌감치 불식하며 인수 자금도 확보했다. 앞서 애경그룹은 지난달 21일 1조 원 이상의 운용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재무적투자자(FI)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손을 잡으며 자금 문제를 해결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보유 현금성 자산(유동자산 기준 5034억 원), 스톤브릿지캐피탈 투자를 비롯해 추가로 필요한 금액 조달을 위해 인수금융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애경그룹은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인수금융 투자확약서(LOC)를 받았으며, 인수금융 규모는 최소 5000억 원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회사채를 통한 추가 자금조달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다른 유력 후보자인 HDC현대산업개발은 풍부한 자금력이 최대 강점이다. 당장 자체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유동자산 규모만 1조 원에 달한다.
앞서 HDC그룹은 지난해 5월 HDC와 HDC현대산업개발의 분할 효과로 대기업집단 순위가 기존 46위에서 올해 초 38위로 8계단 상승했다.
당시 현대산업개발이 지주사 체제 전환을 하는 과정에서 사명을 HDC로 변경하고 사업회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을 분할 신설함에 따라 자산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앞서 2017년 부동산 토털 서비스 기업인 부동산 114를 인수하고, 계열사인 HDC현대산업개발도 올해 원주 오크밸리 경영권을 인수해 HDC리조트를 새롭게 출범한 것도 자산 확충에 한몫했다.
특히 레저 사업 부분을 강화하고 있는 경영 기조를 볼 때 기존 면세점과 호텔사업은 아시아나항공과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다만, 항공사 운영 경험이 없다는 점은 아킬레스건이다.
결과적으로 절대 가격요소 외에 두 컨소시엄의 장단점을 금호산업에서 어떻게 가산점을 둬 평가하느냐가 관건으로 부상할 수 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의 새로운 주인이 9조 원 이상의 부채를 떠안아야 하는 상황은 두 곳 모두에 상당한 부담이다. 아시아나항공의 2분기 기준 부채는 총 9조5989억 원으로 부채비율이 660%다. 특히 올해부터 새롭게 적용되는 회계 기준으로 항공사들의 부채 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부채비율을 낮추고 신용등급을 높여 이자를 줄이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라며 “결국 비용절감이 주요 이슈가 될 것이며,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4사간 중복노선 조정, 점유율 확대 등으로 운영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호한 재무안정성 측면에서 보면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의 자본력이 상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본입찰 서류를 받은 금호산업은 1∼2주 심사를 거쳐 이달 중 우선인수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다음 달까지 주식매매계약 체결을 거쳐 연내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향후 최종입찰안내서 제한요건충족 여부 및 사전 수립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기준에 따른 평가, 국토교통부의 인수 적격성 심사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