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명문대 정원보다 많은 특목고 숫자를 줄이고, 일반고에 비해 우월적 지위를 갖는 특목고 기능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즉, 일반고의 질적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특목고 정원을 명문대 정원에 비해 충분히 작게 가져가는 것이 사교육비 절감에 도움이 된다고 본 것이다.
이 경우 고입을 준비하는 중학생이나 일반고 재학생 입장에서는 굳이 특목고를 진학하지 않더라도 명문대에 갈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특목고 학생 입장에서도 특목고 정원이 명문대 정원보다 적다는 점에서 대입경쟁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성적 중심의 선발방식에서 탈피하는 등 특목고에 대한 개혁은 필요하다고 봤다. 이를 통해 특목고가 고교 교육의 다양성과 함께 여러 형태로 존재하는 소수의 엘리트 고교로서의 지위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경우 사교육비를 늘리지 않으면서도 수월성 교육이라는 또 다른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 교수는 이날 이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명문대 정원을 대학정원의 상위 2~3%라로 보면 80여개에 달하는 특목고는 이미 명문대 정원을 넘어섰다. 특목고 진학을 위해 또 특목고에 진학해서도 명문대를 가기 위해 경쟁이 심해지면서 사교육비도 늘었다”며 “(특목고를) 줄일 필요는 있겠다. 다만 완전히 없애는 것에는 반대한다. 이 경우 강남 8학군이 그 역할을 대신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0년전 논문에는 없었지만 특목고를 일부 유지할 경우 지방과 낙후지역에 안배할 필요성도 있다고 봤다. 그는 “논문 발표 당시 지역이라는 변수를 고려하지 못했었다. 각 지방에 특목고 내지 명문고를 두고 그 지역학생들만 입학할 수 있게끔 하면 이들이 굳이 서울 대치동에 올 필요가 없다. 서울에서도 낙후지역에 특목고를 놔둘 필요는 있겠다”며 “이 경우 지역 균형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논문에서는 명문대 정원 비중을 줄이는 것도 사교육비의 절대 수준을 낮추는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다만 이 경우 명문대 졸업자의 희소성이 높아져 명문대와 일반대 졸업자간 소득격차가 커지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상반된 효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