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중국 기업이 아람코 IPO에 총 50억 달러에서 100억 달러(약 12조 원)를 투자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사우디는 자국에 우호적인 국가들로부터 출자를 확보해 세계 최대 IPO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충족시키려 한다.
중국 정부계 펀드인 실크로드펀드는 최근 아람코 측과 투자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크로드펀드는 2014년 400억 달러 자본금으로 출범했으며 이후 추가로 140억 달러 자금이 투입됐다.
국영 석유업체 중국석유화공집단공사(시노펙)와 국부펀드 중국투자공사(CIO)도 최근 몇 달 새 아람코 측과 IPO 투자를 협의했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아직 투자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참여 기업과 각각의 투자액은 결국 중국 정부가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전 세계에서 자국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 그 일환으로 현대판 실크로드 계획인 ‘일대일로’도 추진하고 있다. 아람코에 투자하면 중국은 국제유가가 상승할 경우 혜택을 보는 것은 물론 사우디와의 관계도 더욱 우호적으로 구축할 수 있다.
서구 투자자들이 아람코의 기업가치를 축소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투자가 확정되면 사우디는 중요한 원군을 얻게 된다. 사우디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오랫동안 아람코 기업가치가 2조 달러에 이른다고 주장했으나 최근에는 1조6000억~1조8000억 달러로 기대치를 낮췄다. 서구권은 가치가 1조5000억 달러 정도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서구권에서도 아람코의 IPO를 기대하고 있다. JP모건체이스는 아람코를 ‘사우디의 애플’이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크리스티안 말렉 JP모건 원유·가스 리서치 대표는 미국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경제개혁 방안인 비전 2030은 기본적으로 사우디를 투자가 유입되는 국가로 변모시키려는 것”이라며 “미국에 애플이 있다면 사우디는 아람코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에서 가장 순이익을 많이 내는 아람코가 다음 달 사우디 증시 상장에서 시가총액이 1조5000억 달러로 평가받기만 해도 당장 애플을 제치고 세계 1위 시총 기업으로 부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