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동시 방문 중인 미국 국무부 ‘한국 3인방’ 중 한명인 데이비드 스틸웰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6일 오전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면담했다. 강 장관은 ‘협업’에 방점을 둔 반면, 스틸웰 차관보는 ‘동맹’을 강조하는 등 온도 차를 보였다.
스틸웰 차관보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강 장관을 만났다. 스틸웰 차관보는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만남을 언급하며 “이는 (한ㆍ일) 관계가 개선되는 것을 주시하는 과정에서 고무적인 신호(encouraging sign)”라고 말했다고 동석한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이 전했다.
앞서 강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2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한ㆍ미가 ‘공동설명서’를 발표한 것을 언급하며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미국의 인도, 태평양 전략 사이에서 만나는 우리 협업의 구체적인 영역을 보여주는 아주 긴 문서”라며 “아주 좋은 지침”이라고 말했다.
스틸웰 차관보는 “동의한다. 우리는 거의 독립적으로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며 “동맹의 세계관에 관해 많은 것을 말해주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스틸웰 차관보는 면담 후 기자들을 만나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는 점에 주목하며 매우 고무됐다”며 “이는 (한일) 관계가 개선되는 것을 주시하는 과정에서 고무적인 신호(encouraging sign)”라고 평가했다.
스틸웰 차관보의 이번 방한은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 철회’에 찍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틸웰 차관보는 이날 외교부를 시작으로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정석환 국방부 국방정책실장과 회동했다.
한편 미국 측은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연내에 타결되지 않을 경우, 주한미군 대폭 감축 또는 철수까지 염두에 두고 우리 측을 압박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전날(5일) 3박4일 일정으로 한국을 깜짝 방문한 제임스 드하트 미국 방위비분담협상 대표는 6일 주한미군 관계자를 만나는 등 비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8일까지 한국에 머물며 한국 측 수석대표인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협상 대사와 비공식 만찬을 하고 국회 인사와 언론계 인사들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회의 일정과 상관없이 한국을 이례적으로 방문한 것과 관련해 연내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마무리하고자 한국 측 입장을 파악하고자 방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