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주석은 5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에서 개막한 ‘중국국제수입엑스포(CIIE)’ 기조연설에서 경제개방과 글로벌 무역질서 수호에 대한 기존의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중국은 수입에 더욱 중점을 둘 것이며 계속해서 관세와 제도적인 거래 비용을 낮출 것”이라며 “중국은 더 많은 국가와 높은 수준의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게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시 주석은 “각국이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하기 보다는 인류의 공익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며 “중국은 세계에 대한 문을 더욱 개방할 것”이라고 말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와 대비되는 자세를 선명하게 보였다.
이날 시 주석은 1년 넘게 무역전쟁을 벌여왔던 미국을 특별히 거론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한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등과 FTA에 도달하려는 노력을 부각시키면서 “국가 간의 거리가 짧아지고 상호 작용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분열과 마찰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올바른 해결책은 논의와 협력에 있다. 모든 문제는 평등과 상호 이해 및 호혜 정신으로 해결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중국은 경제성장을 수출과 투자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문제를 해소하는 한편 자국의 막대한 무역수지 흑자에 대한 비판을 무마시키고자 지난해 제1회 CIIE를 개최했다. 시 주석은 작년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앞으로 15년간 중국의 상품 수입이 총 30조 달러(약 3경4800조 원)를 넘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올해 중국의 수입이 거의 매월 전년보다 감소하고 있다며 지난 9월 수입도 전년 동월 대비 5% 줄었다고 꼬집었다.
올해로 두 번째 열리는 CIIE에서는 약 63개국 기업들이 참석했으며 중국을 방문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모습을 보였다. 테슬라와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제너럴일렉트릭(GE) 등 미국 대기업들도 참가했다. 중국 상무부는 “올해 엑스포에서 미국 기업들에 가장 큰 전시공간을 할당했다”며 “참가한 미국 기업 수가 작년의 174개사에서 192개사로 늘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이 수입 확대 약속을 지킬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중국 주재 유럽상공회의소는 전날 보고서에서 “지난해 열린 첫 번째 CIIE에서 에너지 부문을 중심으로 수백 개의 딜(Deal)과 협정이 맺어졌지만 실제로 결실을 맺은 사안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조사에 응한 34개 기업 중 절반이 엑스포 행사장에서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으나 그 중 47%는 계약이 실행에 옮겨지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상하이 주재 미국상공회의소도 “회원사의 3분의 2가 CIIE에 참가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고 밝혔다”며 “이미 많은 기업이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