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M&A) 덩치를 키워 온 CJ대한통운이 1년 동안 M&A 시장에서 모습을 감춰 궁금증을 낳고 있다. CJ대한통운은 2013년 이후 적극적으로 글로벌 M&A를 추진해 왔다. 2012년 말 대한통운을 인수하면서 물류사업을 그룹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내용의 비전을 발표했고, 2013년부터 ‘글로벌 톱(TOP)5 종합물류기업’을 목표로 투자하고 있다.
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글로벌 부문이 여전히 전사 외형성장을 이끌고 있다.
CJ대한통운은 2013년 중국 스마트카고 인수를 시작으로 5년간 8차례에 걸친 M&A를 그룹의 한 축을 맡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9조2197억원을 기록, 2015년 대비 82.4% 증가했다. 올 상반기 역시 4조9676억원의 매출을 올려 CJ그룹 전체 매출의 30.6%를 차지한다.
하지만 지난 1년간 대규모 M&A가 없었다. 덕분에 매출 증가율은 2015년 이래 가장 낮을 전망이다.
IB업계에서는 CJ대한통운이 재무건전성이 흔들리자. 내부 살림 챙기기 전략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본다. 2015년 1조 4047억 원이던 차입금은 지난해 말 2조 9211억 원으로 108%나 불었다. 같은 기간 부채 비율은 89.8%에서 151%로 증가했다. 차입금의존도는 37.1%에 달한다.
이 같은 노력은 수치가 말해 준다. 올 상반기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3169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60.1%나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 6406억원, 787억원으로 추산된다.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9%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50%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이 증권사 최고운 연구원은 “글로벌 부문은 여전히 전사 외형성장을 이끌고 있지만, 지난 1년간 대규모 M&A가 없었던 만큼 매출 증가율은 2015년 이래 가장 낮을 전망이다. 택배의 경우 운임이 4%대 상승세를 이어간 가운데 물량은 9%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6% 증가에 그쳤던 상반기에 비해 걱정을 덜게 됐다”면서 “특히 비용 관리와 운임인상 효과가 나타나면서 영업이익률은 최저임금 충격 이전인 2017년 수준에 근접하게 올라왔다. 계약물류는 물량 정체가 예상되나, 한편으로 수익성에는 오히려 더 유리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CJ대한통운측은 “M&A, 지분인수, 합작법인 설립 등을 다각도로 추진하면서 CJ대한통운이 보유한 TES 첨단 물류기술 역량을 통해 글로벌 성장전략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차별화된 국제물류 서비스와 K-물류 플랫폼 수출을 통해 대한민국 물류영토를 확장하는 동시에 글로벌 물류기업과 어깨를 겨룰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