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1150원대에 안착했다. 4개월 만에 최저치다.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도 하루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주말 사이 나온 미국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이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선호 현상이 확산했기 때문이다. 실제 미 9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12만8000명을 기록해 시장예측치 7만5000명을 크게 웃돌았다.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합의 기대감과 함께 위안화가 강세를 보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도 1.5% 가까이 급등했다. 원·달러의 주요 저지선이 무너지며 롱심리가 쇠퇴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위안화 포치(破七, 1달러당 7위안) 하향 돌파 여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 경우 원·달러가 현 수준에서 10원 정도는 쉽게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일단 다음 저지선은 1155원 정도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 대비 6.4원(0.55%) 떨어진 1159.2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7월 1일 1158.8원 이후 최저치다. 장중에는 1158.4원까지 떨어져 역시 7월 1일 장중 기록한 1148.9원 이후 가장 낮았다.
1165.0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개장가가 장중 최고가였다. 장중 변동폭은 6.6원이었다.
100엔당 원화환율은 8.8원(0.82%) 떨어진 1070.71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9일에는 1067.12원까지 떨어져 6개월여 만에 최저치를 경신한 바 있다.
역외환율은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64.0/1164.4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0.7원 내렸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주말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좋게 나왔다. 미국에서 증시가 반등했고, 채권금리는 오르면 리스크온 분위기를 형성했다. 코스피시장에서도 1.4% 이상 급등하며 위험선호에 우호적 분위기를 조성했다”며 “역외 위안도 7.025위안 수준이다. 7.0위안이 깨진다면 원·달러는 추가적으로 10원 가까이 더 하락할 수 있겠다. 계단식 하락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본다. 원·달러는 충분히 1150원까지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 합의 기대와 위안화 강세가 이어지며 원·달러도 하락했다. 주요 지지선이 무너진 것도 롱심리를 약화시키는 요인이 됐다. 주식도 많이 올랐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미중 간 합의 기대가 유지되고 있어 위안화의 포치 하향테스트가 계속될 것 같다. 원·달러 다음 지지선은 1154.9원 정도다. 다만 호재를 이미 반영한 데다 하단에서는 수요도 있어 추가 하락세는 제한될 것 같다. 이번 주 원·달러 상단은 1170원 정도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4일 오후 3시 40분 현재 달러·엔은 0.06엔(0.06%) 오른 108.26엔을, 유로·달러는 0.0023달러(0.21%) 내린 1.1168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177위안(0.25%) 하락한 7.0245위안을 기록 중이다. CNH는 장중 7.0218위안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30.04포인트(1.43%) 급등한 2130.24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703억8100만 원어치를 매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