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CEP는 아세안 10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 호주, 인도, 뉴질랜드 등 16개 국가가 참여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메가 FTA(자유무역협정)’이다. RCEP가 타결되면 세계 인구의 절반,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을 하나로 묶는 초대형 경제통합은 연내 타결을 목표로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 RCEP가 타결된다면 미·중 무역갈등을 비롯한 전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방콕에서 개막한 정상회의에서는 보호무역주의 및 세계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RCEP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조속한 타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거셌다.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이날 회의 개막 기조연설에서 “경제 성장과 무역·투자를 활발하게 하려면 연내 RCEP 관련 협상이 결론 나야 한다”며 “현재 무역 갈등으로 인해 커진 도전과 불확실성에 직면, 지역 내에서 강력한 파트너십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도 성명에서 전세계 보호무역주의 흐름과 미·중 무역갈등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면서 “아세안은 RCEP와 같은 굳건한 프로그램과 프로젝트를 통해 경제적 통합을 더 심화하고 가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RCEP의 연내 타결은 요원해 보인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RCEP에 참여하고 있는 16개 국가는 1~2일 장관급 회동과 실무회의를 개최했으나 논의에 어려움을 겪었다. 인도가 관세 장벽을 허무는 것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는 중국과의 무역에서 장기간 적자를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뜩이나 가격 경쟁력이 높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하가 부담된다는 이유다.
전날 라몬 로페스 필리핀 통상산업부 장관 또한 “주요국 중 한 곳이 준비되지 않아 내년 2월까지 RCEP 합의가 마무리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국가명은 언급하지 않았다.
같은 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방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인도 시장은 인도 업계가 이득을 볼 수 있는 분야에 대한 개방과 상응해 다른 곳에 개방돼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