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4중전회 ‘일국양제’에 방점...홍콩·마카오·대만 내정 간섭 강화 예고

입력 2019-11-01 10:01 수정 2019-11-0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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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화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화연합뉴스
중국 공산당의 중요 행사인 제19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가 나흘 간의 일정을 끝내고 31일 폐막했다. 공산당은 4중전회가 끝난 후 발표한 성명에서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거듭 강조하며 시위가 장기화하고 있는 홍콩은 물론 마카오와 대만에 대한 적극적 간섭 의지를 시사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베이징에서 열린 4중전회에는 약 370명의 당 간부가 참석했다. 공산당은 성명에서 “홍콩에 적용하고 있는 ‘일국양제’를 지키고 완성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헌법과 기본법에 근거해 홍콩 특별 행정구와 마카오 특별 행정구를 엄격하게 통치함으로써 홍콩과 마카오의 장기적 번영과 안정을 보전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 일환으로 특별 행정구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건전한 법 제도와 집행 메카니즘 도입을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홍콩은 1997년, 마카오는 1999년에 중국에 반환됐다. 홍콩에서는 ‘범죄인 인도조례(송환법)’ 개정안을 계기로 대규모 시위가 지속,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12년 취임 이래 가장 큰 민중 운동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중국 본토에까지 홍콩 시위가 파급되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법 정비를 통해 공산당과 중국 정부의 홍콩 간섭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공산당은 성명에서 대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중국은 평화적인 재통합을 목표로 할 필요가 있다”며, 대만의 독립에 반대하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이번 4중전회는 미국과의 무역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열렸음에도 성명에서는 이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이데올로기 통제 외에 사회주의적인 시스템의 신뢰 구축에 필요한 새로운 조치에 대해 지적했다. 성명은 “문화적 자신감을 강화하고, 발달한 사회주의적 문화의 방향성을 강하게 파악, 중국 문화의 활력을 불러 일으켜 중국의 정신, 가치, 힘을 구축할 것”이라며 “공산당은 동서남북 및 중앙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주도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경제면에서는 눈에 띄는 항목은 없었고, 자원 배분에 시장이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외에 경제의 질 높은 발전을 추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국유 부문의 통합과 발전을 단호하게 추진하는 한편, 비국유 부문의 개발도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비국유 부문은 민간 부문을 의미한다.

중국 교통은행의 탕지안웨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사회주의 경제 체제의 개선에 관한 문구는 자원의 재분배에 관한 부분까지 포함해 지난해 성명을 답습했다”며 “문구에 새로운 건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공산당이 법 정비에 착수하는 것은 올해 최대 이벤트였던 10월 건국 70주년 행사를 마치고 홍콩 문제 대응에 나서기 쉬워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공공 시설을 파괴하는 등 시위가 과격해지고 있는 만큼 강경하게 대응해도 국제 여론이 반발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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