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유가증권시장ㆍ파생상품시장본부 본부장을 각각 선임했다. 하지만 반대 입장을 밝혀온 노조가 법정 공방까지 불사하겠다고 나서며 임원 인사 관련 논란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31일 한국거래소는 서울사옥에서 2차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임재준 한국거래소 경영지원본부 본부장보를 유가증권시장본부 본부장에, 조효제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를 파생상품시장 본부장에 각각 임명했다.
임 본부장은 충남대 경영학과를 졸업, 1988년부터 한국거래소에 재직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파생상품시장본부 본부장보직을 지냈고, 올해 초부터는 경영지원본부에서 전략기획 및 인덱스 사업을 총괄했다.
조 본부장은 금융감독원 출신 인사다. 금감원 제재심의국장ㆍ자본시장조사2국장ㆍ금융투자국장 등을 거쳐 부원장보까지 지냈다.
그러나 노조는 본부장 임명과 관련해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거래소 노조는 두 사람이 ‘금피아(금융위원회와 마피아를 합친 말)ㆍ낙하산 인사’라며 거듭 반대의사를 밝혀왔다. 거래소 로비에 천막을 설치하고 입구에 현수막을 거는 등 농성도 이어졌다.
이날 주주총회장에서도 노조는 표결과 상임이사 자격 요건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따라서 10분 내외로 끝날 것으로 예상됐던 주주총회는 한 시간 가량 길어지기도 했다. 주주총회 직후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빠른 걸음으로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이동기 사무금융노조 한국거래소 지부장은 “주주 소집 및 표결과 본부장 자격 요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법률 자문을 요구했지만 명백한 근거 없이 회의를 강행했다”며 “소송과 법률 검토 등에 대해 진행할 예정이며 출근 저지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거래소 측은 “이사장이 추천하고 주주총회를 통해 의결한다는 정관에 따라 본부장을 선임한 것”이라며 “따로 전할 말이 없다”고 입장을 전했다.
한편 이날 한국거래소는 박현철 부국증권 대표이사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날 선출된 임원의 임기는 3년으로 오는 2022년 10월31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