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내년에 8조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조달할 전망이다.
업종별로 추가 투자 여력이 있지만, 올해 우호적인 발행 여건으로 선제적으로 곳간에 현금을 쌓아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경제보복 등의 여파로 경기 둔화가 우려되고, 실적 부진이 예상되면서 기업들이 몸을 사릴 것으로 보인다.
KB증권 전혜현 연구원은 “이제 비우호적 영업환경과 실적 부진에 대응하기 위해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재무안정성 유지를 위한 노력을 기울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돼 회사채 발행규모 증액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크레딧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크다.
지난 2015년 취약업종의 구조조정이 이뤄진 후 신용등급 상하향 배율이 2018년 1.8배로 높아졌지만 2019년 9월 기준 0.9배로 낮아졌다. 하지만 상위 등급을 중심으로 ‘부정적’ 전망이 많아졌다. 그만큼 강등권에 들어설 기업도 늘어난 셈이다.
그룹별 신용등급 및 등급전망은 현대차, 하이트진로, CJ, 신세계 계열이 등급 하락 가능성에 노출돼 있다. 현대자동차 계열과 하이트진로 계열의 경우 그룹 내 실질적 지원주체의 신용등급 조정이 지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룹의 유사시 지원 가능성’이 반영되면서 자체 신용도보다 최종신용등급이 높은 계열사들의 신용등급 및 등급전망 조정도 미뤄졌다.
반면, 음식료, 생명보험, 건자재 등은 신용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