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는 한국파생상품학회, 한국회계정보학회와 공동으로 거래소 서울사옥에서 금융투자상품 시장의 건전한 육성을 위한 공동 정책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장외 파생결합증권의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정책적 시사점’을 주제로, 국내 파생결합증권시장의 현황과 규제동향 및 회계처리 이슈 등을 살펴본 뒤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적합한 규제 방향 설정 등을 논의했다.
이날 주제발표 후 진행된 토론회에서 손영채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은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 감사가 마무리되고 11월 초까지 DLS 사태에 대한 종합적 제도를 마련할 예정”이라면서도 “제도의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앞서 강병진 교수님이 말씀하신 장외파생상품 구조가 이해하기 어려우며 그럼에도 여전히 중위험-중수익 상품에 대한 수요가 존재하므로 상품을 잘 만들어야 한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손 과장은 “사모펀드로서 인가해줄 수 없는 상품이 사모펀드의 껍데기를 쓰고 팔린 것이 본질적인 문제”라며 “어떤 파생상품은 만들어도 되고 어떤 것은 만들어선 안된다는 식의 규제는 부적절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일반 투자자를 위해서는 거래소에서 복잡하지만 투자를 고민할 수 있는 상품을 많이 상장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진행된 주제발표에서 첫 번째 주제 발표자로 나선 강병진 교수(숭실대학교)는 국내 파생결합증권시장의 현황과 문제점 및 개선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강 교수는 “국내 파생결합증권 시장은 상품구조가 복잡하고 특정 기초자산과 상품구조로의 쏠림 현상이 심한데다 중위험·중수익 상품이라는 점에 대한 과신이 강하기 때문에 불완전판매의 개연성이 높다”며 “불완전판매를 완화하기 위한 여러 가지 제도적 장치들이 이미 적용 중이지만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투자자 보호 체계 강화에 대한 담론이 다각도로 형성될 수 있도록 △분산투자·장기투자를 유인 △투자자에게 공시·안내되는 정보의 품질 개선 △중위험·중수익 상품 다변화를 촉진할 벤치마크지수의 개발 등을 제안했다.
이어서 김영길 교수(순천향대학교)와 김동원 회계사(한국공인회계사회)는 파생결합증권의 회계처리 해석에 대해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서는 개정된 국제회계 기준 하에서 파생결합증권 발행자와 투자자의 회계처리 방법을 살펴보고, 해당 정보가 자본시장 참여자들의 의사결정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확인했다.
김 교수는 파생결합증권 투자자의 회계처리 방식 및 문제점을 언급하면서 “투자자가 파생결합증권의 위험성을 공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환권 부채(메자닌)의 공정가치 평가 회계처리는 재무제표 이용자의 당기손익에 대한 오해를 가져올 수 있는 만큼 전환권 부채 공정가치 평가에 관한 자발적인 추가 공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환가액 조정 조건이 부여된 전환사채는 ‘금융부채’로 분류되고 이때 발행기업의 주가가 행사가격보다 높으면 해당기업은 이를 ‘파생상품 평가손실’로 인식하지만 이는 실제 현금유출이 발생하지 않은 회계 상의 손실수치라는 것이다.
세 번째 주제발표자로 나선 이재호 연구위원(한국거래소 증권·파생상품연구센터)은 해외 파생결합증권시장의 규제동향을 설명하고 국내 투자자 보호 규제에 관한 시사점을 제시했다.
유럽 등의 해외에서는 파생결합증권시장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투자자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장내시장을 포함한 전자거래플랫폼에서의 발행·거래를 확대하고 발행자와 판매자의 의무를 강화하는 추세다.
이 연구위원은 “국내 파생결합증권시장에서 투자자보호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 발행자와 판매자에 대한 의무를 강화하고 상품의 위험성과 복잡성에 대한 지표를 개선해야 한다”면서 “상품과 시장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장내시장을 활성화하고, 투자자교육과 투자자보호를 위한 제도개선 등을 위해 구조화상품 전문기능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