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총리는 24일(현지시간) 이달 말 브렉시트가 사실상 무산됐다는 판단으로 교착 상태를 타개하고자 하원을 해산하고 12월 12일 총선을 실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정부는 28일 조기총선을 요구하는 동의안을 하원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회를 해산하려면 하원에서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해 야당의 의향이 관건이다.
최대 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EU가 브렉시트를 이달 31일 이후로 연기하는 것이 확실해지면 조기총선에 대응하는 방법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WSJ는 야당 의원들이 존슨의 미끼를 물지는 않을 것이라며 노동당은 의원들에 기권을 권유해 동의안을 통과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EU 관리들이 앞으로 수일 안에 브렉시트 연기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혀 노동당이 조기총선에 동의할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코빈 대표의 주요 관심사는 영국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는 ‘노 딜 브렉시트(아무런 합의 없는 EU 탈퇴)’를 방지하는 것이다.
존슨은 여론조사에서는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소수 정권이어서 의회에서는 계속 패배를 맛보고 있다. 하원은 지난 22일 브렉시트에 필요한 이행법안을 제2독회(심의)에서 통과시켰지만 24일까지 법안을 성립시킨다는 심의 신속 동의안은 부결시켰다. 결국 존슨 총리는 이달 말 브렉시트를 실현시키지 못하게 됐다.
한편 존슨 총리는 이날 코빈 대표에게 보낸 서신에서 “12월 12일부터 역산하면 11월 6일까지 이행법안 심의 기간을 확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동당이 심의를 거부해 다음 달 6일까지 관련 법안이 성립되지 않을 경우에도 총선을 실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번에 보수당이 승리하면 내가 협상한 위대한 새 합의안을 비준해 내년 1월 전까지 브렉시트를 실현할 것이며 영국도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동당이 승리하면 그들의 정책대로 브렉시트를 추가 연기하고 제2국민투표를 실시하면 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