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미중 양국이 양자컴퓨터를 중요한 국가안보 문제로 간주하고 우위를 확보하고자 온힘을 쏟아 붓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구글이 이날 세계 최초로 양자컴퓨터의 ‘양자우월성(Quantum Supremacy)’ 입증에 성공했다고 발표하면서 미중의 경쟁이 더욱 격렬해질 전망이다. 양자우월성은 양자컴퓨터 성능이 기존 슈퍼컴퓨터를 뛰어넘는 것을 뜻한다.
과학자들이 1980년대 이후 양자우월성 달성을 위해 전력투구한 가운데 구글이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것이다. 오랫동안 바래왔던 이런 획기적인 진전은 신약 개발에 중요한 새 길을 연 것은 물론 국가안보와 암호화 기술에도 중대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다른 모든 기술의 진전과 마찬가지로 양자컴퓨터도 ‘양날의 검’과 같다. 이 새로운 디바이스는 인공지능(AI)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지만 국가안보는 물론 이커머스 사용 등 사람들의 일상생활에서 필수적인 컴퓨터 암호화 기술에 타격을 가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미중 양국이 양자컴퓨터를 안보의 최우선 순위로 인식하고 있다고 NYT는 강조했다.
중국은 양자컴퓨터 실험실 구축에 4억 달러(약 4681억 원)를 투입했다. 2016년에는 세계 최초로 고대 철학가인 ‘모쯔(墨子·묵자)’의 이름을 딴 양자암호 통신위성을 쏘아올렸다. 중국은 최근 수년간 미국보다 거의 두 배나 많은 양자기술 특허를 출원했다.
빅 테크 기업들도 양자컴퓨터 분야를 지배하기 위해 온힘을 쏟고 있다. 최근 수년간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IBM 등 미국 기업은 물론 알리바바그룹홀딩 등 중국 기업이 양자컴퓨터 분야에 뛰어들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과학 전문 잡지 네이처의 이달 초 분석에 따르면 벤처캐피털리스트는 지금까지 양자컴퓨터 관련 스타트업에 4억5000만 달러 이상을 쏟아 부었다.
이미 미중은 슈퍼컴퓨터 부문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경쟁하고 있다. 올해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500대의 슈퍼컴퓨터 중 219대가 중국에 속한다. 미국은 116대에 그쳤다. 그러나 성능 총합으로 평가하면 미국이 상위 38.5%로 29.9%를 기록한 중국을 눌렀다.
또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도 미국 오크리지국립연구소의 ‘서밋’이 차지했다. 서밋의 실측성능은 148페타폴롭스(PF)에 이른다. 1PF는 1초에 1000조 회 연산이 가능하다. 2위도 역시 미국 로렌스리버모어국립연구소의 시에라가 올랐다. 중국의 선웨이 투이후라이트가 3위로 평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