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7~9월) 국내총생산(GDP)이 0%대 성장으로 뒷걸음질쳤다. 이에 따라 올 2% 성장 가능성도 간당간당하게 됐다. 민간소비 증가세가 둔화한데다, 정부의 재정지출을 통한 밀어내기식 소비와 투자가 주춤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순수출 기여도는 4분기만에 반등했고, 민간 기여도가 되살아난 모습은 그나마 긍정적이다.
기여도 측면에서 보면 우선 주체별로는 민간이 0.2%포인트를 기록해 직전분기 마이너스 기여(-0.2%p)에서 벗어났다. 반면 정부는 0.2%포인트에 그쳐 직전분기 1.2%포인트 기여 대비 급감했다. 항목별로는 내수가 마이너스(-)0.9%포인트를 기록해 한분기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반면 순수출은 1.3%포인트로 작년 3분기(2.0%p) 이후 4분기만에 플러스 기여를 보였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기저효과로 정부 투자가 많이 약화했다. 민간부문도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조정과정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민간소비 증가세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한일간 경제분쟁, 홍콩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대외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플러스로 전환한 민간 성장 기여도가 추가적으로 확대될 수 있을지, 불용예산 등을 최소화해 예산지출을 최대로 끌어올리겠다는 정부정책이 어떤 식으로 작용할지가 4분기 성장률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0.1% 증가에 그쳤다. 액정표시장치(LCD)와 반도체 등 수출품 가격이 석탄 및 석유제품 등 수입품 가격 하락보다 더 커지며 교역조건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다만 직전분기 -0.7%와 비교해서는 플러스로 돌아섰다. 전년동기대비로는 0.6% 감소해 3분기째 마이너스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