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D램(RAM) 원가 절감에도 가격 하락분을 상쇄하지 못하며, 13분기 만에 5000억 원을 밑도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SK하이닉스는 내년 D램과 낸드플래시 캐파(CAPA·생산량)는 물론 투자금액도 상당한 수준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매출액 6조8388억 원, 영업이익 4726억 원(영업이익률 7%), 순이익 4955억 원(순이익률 7%)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매출액은 사상 최고 실적을 올렸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줄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93% 급감했다. 2016년 2분기(4529억 원) 이후 13분기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의 흑자를 기록했다.
4분기 D램 시장은 고객사의 재고조정이 마무리 국면에 진입하며 수급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D램은 5G 서비스를 지원하는 스마트폰 판매 확대로 모바일향 매출 규모가 확대될 전망이다.
서버 D램은 인터넷 데이터센터 고객 재고 수준이 점차 정상화 되면서 일부 고객들이 구매 물량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중화권 서버 수요도 증가세를 보이며, 기업향 데이터센터 고객들이 고용량 메모리 채용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본격적인 서버 고객 수요 정상화 시점을 내년 1분기 말이나 2분기로 예상했다.
PC D램은 윈도 7 서비스 종료 시한 도래에 따라 기업향 PC 수요가 개선되고 있다. 또 SoC(시스템온칩) 가격 경쟁으로 PC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들의 제조 원가 부담이 개선되고 있어 메모리 부품 수요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낸드플래시 시장은 낮아진 가격에 따라 수요 회복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공급 업체들의 재고 부담이 빠르게 줄어들며 수급이 균형을 찾고 있고, 시장 전반에 걸쳐 고용량 솔루션에 대한 수요도 이어져 당분간 낸드 판매 환경이 우호적일 것으로 SK하이닉스는 내다봤다. 다만, 단기간에 흑자로 전환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오전 콘퍼런스콜에서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수요 변동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생산과 투자를 대폭 줄인다고 밝혔다.
D램은 이천 M10 공장의 D램 생산 캐파 일부를 CIS(CMOS 이미지 센서) 양산용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낸드플래시의 경우 2D 낸드 캐파를 줄이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D램과 낸드플래시 캐파는 모두 올해보다 감소하고, 내년 투자금액도 올해보다 상당 수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D램은 10나노급 2세대(1Y) 생산 비중을 연말 10% 초반으로 높이고, 최근 개발한 10나노급 3세대(1Z) 공정을 적용한 제품의 양산도 차질 없이 준비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1Z에 이어 후속인 1A(4세대) 나노급 D램은 2021년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으며, EUV(극자외선)를 최초 적용해 양산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1B 나노급은 2022년 예정으로 EUV 적용을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내년 고객들의 채용 본격화가 예상되는 차세대 모바일 D램인 LPDDR5와 HBM2E(High Bandwidth Memory3) 시장에도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경기 이천의 M16 공장은 내년 하반기에 1차적으로 오픈하지만, 시황과 여러 변동성을 고려해 추가 확대 운영은 탄력적으로 고려해나갈 예정이다. 중국 우시 D램 공장과 청주 M15는 여러 시황을 감안해 램프업(생산량 증대) 속도는 탄력적으로 조절하고 있다고 밝혔다.
낸드플래시는 96단 4D 낸드 제품의 생산 비중을 연말 10% 중반 이상으로 확대하고, 128단 4D 낸드 양산과 판매 준비도 차질 없이 추진한다. 2019년 하반기와 2020년 상반기에는 낸드플래시 96단 판매 확대에 집중하며, 128단은 2020년 상반기 고용량 제품 인증과 양산에 집중해 3분기부터 판매할 계획이다.
또한, 고사양 스마트폰과 SSD 시장을 중점적으로 공략해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매출 중 SSD가 차지하는 비중은 4분기에 30% 수준까지 늘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번 다운턴(Downturn)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 변동성을 최소화하는 한편,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