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이전상장 사상 최대…스팩합병ㆍ패스트트랙 개편 효과

입력 2019-10-21 14:48 수정 2019-10-21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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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시장으로 이전 상장하는 기업이 코넥스 개장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활발했던 스팩합병 대상으로 코넥스 기업이 많이 지목됐고, 여기에 패스트트랙(신속 이전 상장) 규정도 완화되면서 이전 상장 폭이 넓어졌다는 분석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이전 상장 완료 기업, 상장예비심사에서 승인받고 연내 상장을 앞둔 기업은 총 14개사(스팩합병 포함)다. 예심 진행 중인 기업을 합치면 올해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하는 기업은 최대 16개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 절차를 마친 기업들은 지노믹트리, 수젠텍, 줌인터넷, 엔케이맥스, 포인트엔지니어링, 그린플러스, 알로이스까지 총 7개다. 미디어젠, 소프트캠프, 자비스, 노브메타파마, 리메드. 한국비엔씨, 아이엘사이언스 등은 상장예심을 통과하고 연내 코스닥 입성 예정이다. 티씨엠생명과학, 듀켐바이오 등은 상장 예심을 진행 중이다.

코넥스 이전 상장이 활발해진 건 늘어난 스팩합병과 궤를 같이한다. 불안한 증시 상황에 공모주 시장에서 스팩 인기가 높아졌고, 이 바람을 타고 스팩과 합병 상장하는 기업 수도 지난해를 상회하고 있다. 코넥스에선 올해 줌인터넷(미래에셋제5호스팩), 포인트엔지니어링(엔에이치스팩10호), 알로이스(IBKS제9호스팩), 소프트캠프(케이비제11호스팩) 등이 스팩합병을 통해 코스닥에 상장했거나 상장을 앞두고 있다.

스팩은 일정 시일 안에 합병기업을 찾지 못하면 상장폐지되기 때문에, 코넥스 기업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선택지로 여겨진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장폐지까지 시일이 많이 남았을 때는 비상장기업이 스팩합병 매물로 많이 거론된다”면서도 “2년 6개월이라는 제한기간이 있는 만큼 마땅한 비상장기업을 찾지 못하면 코넥스 기업이 주요 후보로 오르고, 합병이 성사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4월 말 패스트트랙 규정이 개편되면서 코넥스 기업들의 이전 상장 부담감도 상대적으로 줄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패스트트랙 규정 완화는 올 초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코넥스시장 활성화 방안 중 하나다. 소액주주 지분 10%, 코넥스 시가총액 2000억 원, 공모 후 기준 시가총액 3000억 원에 해당하는 기업에 한해 기업 계속성 심사를 면제해주고, 심사기간도 45일에서 30일 이내로 줄인 것이 골자다.

코넥스 시가총액 2위 노브메타파마가 최근 이 제도를 통해 예심을 통과하면서 ‘패스트트랙 상장 1호 기업’이 될 전망이다. 과거 패스트트랙을 통한 이전 상장을 하려면 매출액, 자기자본수익률(ROE), 영업이익 등 엄격한 재무 요건을 통과해야 했던 만큼, 이익 미실현 상태인 경우가 많은 코넥스 내 바이오기업이 이 제도를 통해 이전 상장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시가총액 1위와 3위를 각각 차지하고 있는 툴젠, 지놈앤컴퍼니 등이 대표적이다.

이근영 한국거래소 코넥스시장 부장은 “코넥스 시장은 궁극적으로 초기 기업들이 들어와서 자금을 조달하고, 이를 통해 자생능력을 갖추게 된 기업들을 코스닥으로 보내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지향한다”며 “시장이 생긴 지 어느 정도 기간이 경과하면서 그런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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