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의 경영권 승계 프로그램이 내년 가시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및 경영권 승계를 위한 유력 시나리오로는 3가지 방식이 거론된다.
21일 대신지배구조연구소가 발간한 ‘2019년 현대차그룹 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소속 상장기업이 공시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 핵심지표 평균 이행률은 45.8% 수준이다. 재계에서 30대 기업 중 21위로 향후 개선이 필요한 부분으로 지목된다.
특히 이사회부문에 대한 이행률(29.2%)이 30대 그룹 평균(53.1%) 대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대표이사와 이사회의장이 분리된 상장 계열사는 12곳 중 하나도 없다.
총수 일가가 대표이사로 있는 계열사(현대차, 현대모비스)의 경우에는 이사회의장을 분리하는 글로벌 지배구조 규범의 눈높이에 맞춰갈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룹 소속 상장 계열사 중에서 사외이사가 참여하는 이사회 내 보수위원회가 설치된 곳은 현대차증권 1개사다. 총수 일가가 최대주주나 대표이사로 있는 경우 더욱 필요한 부분으로 지적된다.
현대차는 순환출자 해소 등 지배구조 개선 노력이 그룹의 경영권 승계와 맞물려 있는 상황이다. 명확한 승계 프로그램은 아직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주주권익 훼손의 우려가 많이 희석된 승계 시나리오가 2020년 중에는 어느 정도 가시화돼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게 대신지배연의 설명이다. 연구소가 예상하는 현대차 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및 경영권 승계의 시나리오로는 3가지가 있다.
우선 2018년 임시주주총회의 ‘현대모비스 및 현대글로비스의 분할ㆍ합병’ 안건 내용 중, 전년 안건과는 다르게 현대모비스 분할 후 두 개의 법인을 상장으로 유지하는 방식이 꼽힌다.
다음으로는 LG그룹의 사례처럼 경영권 승계에 필요한 주력기업인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매수, 증여 등 직접 취득해 정공법으로 대응하는 방식이 제시된다.
세 번째 방식은 두 가지 시나리오를 혼합하는 방식이다. 대신지배연은 “현대모비스의 분할ㆍ합병과 함께 지배주주의 현대모비스 지분을 직접 취득하는 방식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차그룹 소속 계열사들의 기업공개비율은 22.6%다. 국내 30대 그룹의 평균(15.0%)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현대차그룹 소속 12개 상장 계열사 모두 감사위원회를 설치한 점과, 법적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닌 계열사(이노션과 현대비앤지스틸, 현대오토에버)도 감사위원회를 설치한 점은 긍정적으로 판단된다.
총수 2~3세 등의 소속 계열사 등기임원 등재비율은 9.43%(53개사 중 5개사)다. 30대 그룹의 평균 3.36%(1369개사 중 46개사) 대비 월등히 높게 나타난다. 이는 현대차그룹의 경영권 승계가 타 그룹 대비 그룹의 현안 과제로 부각돼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