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제조업 경기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4분기 전망도 비관적이다.
20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올 3분기 제조업 시황 현황 BSI는 78로 1분기(88)보다 10포인트(P) 떨어졌다. 매출 현황 BSI 역시 95에서 78로 17P 하락했다. 이는 제조업 경기가 빠르게 악화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현황 BSI가 기준값인 100을 밑돌면 전 분기보다 경영 환경이 악화한 기업이 개선된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고용(99→94)과 설비투자(96→93)를 줄였다는 기업도 2분기보다 많아졌다.
전(前) 분기와 비교하면 수출 기업의 경영 악화가 두드러졌다. 2분기만 해도 수출 기업의 매출 현황 BSI(102)는 기준값을 웃돌았지만, 3분기엔 84로 18P 급락했다. 내수 기업의 매출 현황 BSI도 92에서 77로 떨어졌다.
업종별로 따져봐도 모든 업종의 매출 현황 BSI가 100을 밑돌았다. 섬유(63)와 가전(69)의 상황이 가장 심각했다. 반도체(73)와 자동차(74), 디스플레이(78) 등 수출 주력 업종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그나마 바이오ㆍ헬스(99)와 무선통신기기(92)가 선방했다.
경기 악화의 충격은 중소기업에 특히 치명적이었다. 2분기 92였던 중소기업의 매출 현황 BSI는 3분기 77로 떨어졌다. 대기업 매출 현황 BSI 역시 104에서 94로 하락했다. 대기업 가운데도 매출이 늘어난 기업보다 줄어든 곳이 더 많다는 뜻이다.
4분기 경기 전망도 비관론이 우세했다. 시황 전망 BSI는 90에서 87로, 매출 전망 BSI는 96에서 88로 떨어졌다. 전망 BSI가 낮으면 낮을수록 경기를 낙관하는 기업보다 우려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민성환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경기가 하강하고 있는 데다 일본의 수출 규제가 겹치면서 제조업 업황이 악화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조성훈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BSI가 100 이하라는 것은 제조업 전반의 구조적인 어려움이 지속하고 있는 뜻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산업연구원이 지난달 16일부터 27일까지 국내 제조업 기업 1051곳을 분석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