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 중 자본잠식에 빠진 기업들은 규모와 상관없이 고르게 분포돼 있다. 특히 한계기업 상태에 빠진 코스닥 기업들은 하반기에도 적자가 이어지면 관리종목 지정 대상 기업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이투데이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조사 결과 3년 연속 돈을 벌어 이자도 내지 못하는 한계기업 중 올 상반기 기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기업은 △동부제철 △올리패스 △이엘케이 △와이디온라인 △KJ프리텍 등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장사가 사업 연도 말 자본금의 50% 이상이 잠식된 경우(자본잠식률 50% 이상)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상태에서 또 다시 자본잠식(자본잠식률 50%)이 발생하거나 자본금 전액이 잠식되면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동부제철은 6월 말 자본총액이 -188억 원을 기록해 자본잠식 기업이 됐다. 그러나 8월 말 KG그룹에 인수되면서 출자전환→무상감자→유상증자 등을 통해 완전자본잠식을 해소, 부채 규모가 2조6000억 원에서 약 1조9000억 원으로 감소된 상태다.
바이오기업 올리패스는 2017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완전자본잠식을 이어오고 있다. 상반기 기준 자본총액은 -201억 원이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 97억 원의 영업적자를 내는 실적 악화가 지속되고 있는 상태다. 이엘케이는 2015년부터 영업적자가 지속되면서 이익결손금이 늘어 상반기 기준 자본총계가 -5억 원이 되면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와이디온라인의 자본총액은 -49억 원이다. 이 회사는 2018 사업 연도 재무제표에 대한 ‘의견 거절’을 공시했다. 사유는 감사 범위 제한과 계속기업 존속능력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이는 즉시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 이에 와이디온라인은 회생절차를 선택, 연내 회생 종결을 위해 힘쓰고 있다. KJ프리텍 역시 10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한 상태다.
한국거래소는 4년 연속으로 별도 기준 영업손실을 기록한 코스닥 상장사도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있다.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 1배 미만의 한계기업은 결국 영업손실이 4년 연속 이어지고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특히 자본이 잠식되면 자본이 줄어들게 되므로 부채비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에 부채비율 높은 곳도 유의해서 봐야 한다.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 1배 미만인 기업 중 상반기 기준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업체는 메디파트너생명공학으로 6544.68%에 달한다. 이 회사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442%에서 급등했다.
코스피에서는 페이퍼코리아, 컨버즈는 부채비율 3000% 이상이고, 흥아해운, 평화산업도 각각 1730.95%, 1565.69%를 넘어섰다. 한진중공업도 부채비율 889.27%를 보였다.
코스닥에서는 지투하이소닉이 2574.61%, 녹십자엠에스가 1157.56%로 상당히 높고, 에스제이케이는 3년 연속 부채비율이 상승해 올 상반기 기준 640%대를 기록했다.
최근 한국은행은 올해 한계기업이 더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한국은행은 “한계기업에 신규 진입하거나 잔류하는 기업이 증가하는 반면 이탈하는 기업은 감소하는 추세”라며 “대외여건 악화, 국내 경기 둔화 등으로 기업부채가 증가하면서 부채비율이 상승하고 있고, 실적 악화가 겹치면서 이자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형국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