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가 진리."
설리의 인스타그램 프로필에 적힌 말이다. 진리는 설리의 본명이기도 하다. 진리가 되고 싶었던 설리는 이제 하늘의 별이 됐다.
지난 14일 오후 3시 21분쯤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심곡동의 한 전원주택 2층에서 설리가 숨져 있는 것을 매니저가 발견해 신고했다. 현장에서는 유서 대신, 설리가 평소 메모를 자주 하는 노트에서 심경 변화를 엿볼 수 있는 상당한 분량의 글을 자필로 적어놓은 것이 확인됐다. 노트에는 날짜를 적는 일기 형식이 아닌 부정기적으로 메모한 내용이 대부분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노트 마지막에 적힌 글이 상당한 분량으로 알려졌다.
부검을 진행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16일 '외력에 의해 사망한 어떠한 흔적도 발견할 수 없다'라는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설리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결론짓고 조만간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를 종결할 예정이다.
설리는 최근 JTBC2 '악플의 밤'에서 "실제 내 생활은 구렁텅이인데 바깥에서는 밝은 척하는 게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하는 기분이었다"라며 "인간 최진리의 속은 어둡다. 그냥 양면성 있게 살아가고 있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설리는 또 "만약 환생을 할 수 있다면 무엇이 되고 싶냐"라는 질문에 "전 환생 안 하고 싶다. 여기서 그냥"이라면서 "굳이 고르자면 하루살이?"라고 답해 씁쓸함을 남겼다.
공개 연애를 후회하지 않는다며 전 연인에 대해 "다시 만나면 저는 너무 반가울 것 같다"라며 "내 편이었던 사람이었으니까 가족 같을 것 같다. 그래서 저는 밥을 사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단독 리얼리티 프로그램 '진리상점'을 통해 "친구들에게 미안했다. 좋고 착하고 예쁜 친구들인데 왜 나 때문에 욕을 먹어야 하지 싶었다. 저를 아시는 사람들은 악의가 없다는 걸 너무 잘 안다"라며 "저한테만 유독 색안경 끼고 보시는 분들이 많아서 속상하긴 하다.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바뀔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털어놓다가 "기자님들. 시청자님들. 저 좀 예뻐해 주세요"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일부 팬들은 설리가 웃고 있지만, 눈은 울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설리는 또 이른 나이에 연예계에 데뷔한 외로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활동하다 보니 나를 어리다 생각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어깨에 짐이 너무 많고 무서웠다. 나랑 그 옷이 안 맞았던 것 같다. 무섭고 앞날이 안 보였다. 힘들다고 해도 들어주는 사람도 없었고 세상에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 기분이 들었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대인기피증, 공황장애(도 겪었다). 가까운 사람들이 떠난 경우도 있었고 사람한테 상처받고 하다 보니 완전히 무너져내렸다. 그때 사람들이 손잡아 주지 않았다. 사람들은 내가 뭐가 힘든지 이해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설리는 언제부터인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닌 악플 대처법에 대해 "'난 오늘 하루도 행복하게 살았다'라고 마음속으로 대댓글을 단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자신의 소신을 드러내는데 거침이 없었고, 악플을 온몸으로 당당히 감당해왔지만 설리는 끝내 대중 곁으로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설리의 지난 연예계에서의 시간들을 사진으로 정리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