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데이타가 이달 말 주주총회를 열고 25대 1 감자 안을 논의한다.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해 300억 원을 끌어모은 지 4개월여 만이다. 감자 결정이 공시된 후 주가가 급락한 만큼 해당 안건 결의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퓨전데이타는 이달 31일 서울시 강남구에 있는 강남역토즈타워점 5층에서 임시주총을 열고 △감자 △이사 선임 △정관 변경 등 3가지 안건을 논의한다.
앞서 이사회는 기명식 보통주 각 25주를 같은 액면주식 1주로 병합하는 무상감자를 결정했다.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 모든 주주는 보유 주식의 96%가 증발하게 된다. 회사는 이번 감자로 480억 원이던 자본금이 19억 원으로 줄어들고 감소분 460억 원이 이익금으로 넘어간다. 현재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하려는 방안이다.
문제는 소액주주다. 일반적으로 감자는 시장에서 악재로 평가된다. 감자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주가는 29.17% 급락했다. 6월 말 기준 퓨전데이타 지분 90.23%는 소액주주 3950명이 보유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불과 넉 달 전인 6월 300억 원 규모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실시했다는 점이다. 당시 일반투자자, 일반고위험고수익투자, 코넥스고위험고수익투자신탁, 벤처기업투자신탁 등을 대상으로 청약을 실시했는데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를 제외하고는 모두 청약미달이 발생했다. 특히 벤처기업투자신탁 중에서는 투자자가 아예 없었다.
당시 발행가는 533원으로, 투자자들은 4개월 만에 원금이 반토막 난 셈이다.
다만 감자안의 주주총회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현재 감자 결정을 내린 경영진이 보유한 지분이 1.68%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의결권 공동행사 협약을 맺은 특별관계자 퓨전홀딩스 등의 지분을 합쳐도 2.79%다.
감자가 결정되면 재무구조뿐만 아니라 현 경영진에게도 경영권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가가 폭락해 지분 확대에 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퓨전데이타는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상태라 최대주주 변경이 있으면 실질상장심사 대상이 된다.
한마디로 경영진 입장에서 이번 감자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복안이 된다는 이야기다.
앞서 퓨전데이타 관계자는 “최대주주 지분이 적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다”며 “대책을 세워놓은 상태”라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