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데이타 최대주주, ‘단돈 4억’에 세미콘라이트ㆍ액트 등 상장사 3개 지배

입력 2019-10-15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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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전데이타의 최대주주인 브라보라이프가 단돈 4억 원으로 상장사 3개를 거느리게 됐다.

15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세미콘라이트는 액트 지분 14.47%를 125억 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납입일은 25일이다. 이번 매각이 이뤄지면 세미콘라이트는 액트의 최대주주가 된다.

이번 거래가 완료되면 퓨전데이타-세미콘라이트-액트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만들어진다. 퓨전데이타는 7월 세미콘라이트 지분 12.63%를 197억 원에 인수했다. 이후 전환권 행사로 퓨전데이타의 지분율은 11.15%까지 하락했다. 또 전량 담보로 맡기고 상상인저축은행으로부터 50억 원을 대출받았다.

퓨전데이타의 최대주주는 브라보라이프로 지분율은 1.68%다. 이를 이날 종가로 계산하면 4억 원이 채 안 된다. 특별관계인 퓨전홀딩스의 보유지분까지 합쳐도 지분율이 2.79%(약 7억 원)에 불과하다.

브라보라이프는 단돈 4억 원으로 상장사 3곳을 지배하는 셈이다. 이들의 시가총액은 총 1600억 원 수준이다. 퓨전홀딩스가 지분 69.2%를 보유한 컨소시엄1호조합이 최근 퓨전테이타의 100억 원 규모 CB(전환사채)를 인수했다. 이 회사의 대표는 퓨전데이타의 대표인 박일홍 씨다. 다만 경영 참가 목적은 없다고 공시했다.

문제는 지배구조의 상단에 있는 퓨전데이타는 지난해부터 대규모 적자 등으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는 점이다. 지난 3년간 매출액이 282억 원에서 173억 원으로 40%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7억 원에서 -82억 원, -143억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결손금도 200억 원을 넘는다. 자본잠식 해소를 위해 퓨전데이타는 상반기 310억 원 규모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이때 유입된 자금은 대부분 상환과 세미콘라이트 지분 취득에 활용됐다.

당시 공모에 참여한 일반투자자, 일반고위험고수익투자, 코넥스고위험고수익투자신탁, 벤처기업투자신탁 등은 퓨전데이타의 주식을 현재 주가보다 훨씬 높은 주당 533원에 샀다.

결국 최대주주는 큰 위험 없이 소액주주 등 투자자들의 자산만 담보 잡은 셈이다. 또 지배지분이 적어 적대적 M&A에 취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퓨전데이타는 이런 우려에 대해 현재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경영권 방어에는 지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관리종목인 상태에서 최대주주가 변경되면 상장적격성 심사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주식거래가 정지되고 기한이익 상실을 이유로 대규모 상환 요청이 들어올 수 있어 실익이 없다는 설명이다.

퓨전데이타 관계자는 “세미콘라이트와 액트를 인수해 시너지를 낼 사업이 많다”며 “최대주주의 지분 확대 방안은 꾸준히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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