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월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를 계기로 소재·부품 국산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일찌감치 발전설비 기자재 국산화 대응에 나선 한국서부발전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서부발전은 지난해 3월 김병숙 사장 취임 이후 발전사 최초로 국산화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국산화 개발 로드맵’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국산화 개발 로드맵은 발전설비 외산 기자재를 줄여 수급 불안정 문제를 해소하는 것도 있지만 중소 기자재업체들에 제품 국산화 개발을 지원해 강소기업으로 육성시킨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문보현 서부발전 발전기술처 국산화부 부장은 14일 “외산 기자재의 국산화를 위해서는 기술력 있는 업체들의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서부발전은 기술개발 지원의 의견 수렴을 위한 현장설명회에 많은 중소기업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으며 실제 이들의 의견을 받아 필요한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문 부장은 중소기업들이 국산화 개발을 하는데 있어 난제가 되고 있는 국산화 시제품의 실증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실증설비를 제공하는 회사들이 매우 제한적이었고, 담당자들은 책임문제로 가능하면 실증기회 제공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러한 틀을 깨고 서부발전은 자사의 설비에 대해 실패하더라도 재도전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시험공간)’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실증과 관련한 제반 기술을 지원하고 있으며 실증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실증확인서를 발급해 판로 개척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서부발전의 이러한 노력은 괄목한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기술개발 난이도가 높은 증기터빈 핵심부품과 미분기 고효율 그라인더를 비롯해 현장 교체 수요가 많은 복합화력 발전용 에어필터, 소형 밸브, 유량계 등이 대표적인 국산화 성공사례다.
문 부장은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81건의 국산화 개발을 완료해 현장에 적용하고 있으며 약 74억 원의 유형성과를 창출했다. 모두 중소기업과 함께 이뤄낸 성과”라고 말했다. 또한 작년에 설립된 신생기업이 서부발전의 실증지원을 받아 제품 실증에 성공했고, 그 결과 올해에만 매출이 10배 성장했다고 전했다.
문 부장은 “앞으로도 국내의 많은 중소기업들이 제품 국산화 성공을 통해 강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국산화 개발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