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이 최근 열린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에게 "XX같은 게"라며 욕설한 데 대해 장애인 인권 단체들이 여 의원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6개 단체는 11일 인권위에 진정서를 내고 "여 의원은 국정감사라는 중요한 자리에서 그 회의를 진행하는 책임을 지고 있음에도 장애인 비하를 담은 욕설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뱉어내 많은 장애인 당사자들에게 모욕감과 실망을 주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단체는 "법사위의 위상과는 달리 이러한 위원장의 발언은 명백한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이라며 "인권위가 강력한 시정 권고를 통해 다시는 이런 악의적 행위가 국회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해 달라"고 인권위에 촉구했다.
앞서 이들 단체는 지난해 12월 이해찬 민주당 대표를, 올해 8월에는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홍준표 전 대표,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을 인권위에 진정했다.
이들이 문제 삼은 표현은 "정치권에는 저게 정상인가 싶을 정도로 정신장애인들이 많이 있다"(이해찬), "문 대통령이 일본 수출규제에는 국무회의를 생중계까지 하더니 북한 미사일 도발에는 벙어리가 돼 버렸다"(황교안), "달을 가리키니 손가락만 쳐다보는 외눈박이 세상이 됐다"(홍준표), "북한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조롱해도 더불어민주당과 문 대통령 지지자들은 꿀 먹은 벙어리"(하태경) 등이다.
장애인 단체들은 이날 오전 진정서 제출에 앞서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첫 비하 발언에 대해 진정을 낸 지 10개월이 지났지만, 인권위는 아무런 답변도 권고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며 신속한 처리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