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충남 아산에 있는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에서 열린 '신규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을 찾아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의 지원 의지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삼성 공장을 찾은 것은 지난해 7월 인도 방문 당시 삼성전자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 올해 4월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방문한 것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이날 특히 문 대통령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다시 만나 장시간 함께하며 ‘친기업’ 행보에 힘을 쏟는 모습이었다. 문 대통령이 이 부회장을 만나는 것은 올해 들어 7번째이며, 6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방한 당시 4대 그룹 총수가 함께 오찬을 한 이후로 107일 만이다.
문 대통령의 이날 행보는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민생과 경제를 챙기는데 역량을 쏟겠다는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미중 무역갈등과 일본의 경제보복 등 대외여건이 만만치 않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정쟁보다는 경제활성화에 힘을 모아야한다는 명제를 던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방문지로 삼성 디스플레이 공장을 택한 것은 이날이 일본의 경제보복이 99일째를 맞은 날인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일본 수출규제의 피해 당사자이자 재계를 대표하는 대기업인 만큼 정부가 기업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였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이날 인사말에서 “오늘 신규투자 협약식은 세계 1위 디스플레이 경쟁력을 지키면서 핵심소재·부품·장비를 자립화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디스플레이, 제조 강국'으로 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이른바 ’소·부·장‘ 자립에 방점을 뒀다.
이어 “정부는 삼성디스플레이의 과감한 도전을 응원하며 디스플레이 산업혁신으로 기업들의 노력에 함께 하겠다”며 호흡을 맞추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최근 문 대통령의 친기업 메시지가 부쩍 늘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문 대통령은 최근 경제 4단체장과 오찬간담회를 가진데 이어 8일 열린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는 “노동시간 단축과 관련해 300인 이상 기업의 경우 비교적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도 50인 이상 기업으로 확대 시행하는 것에 대한 경제계 우려가 크다”며 보완책 마련을 지시하기도 했다.
이는 대기업과의 접점을 늘려 경제의 동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과 동시에 ‘조국’에 매몰된 정치상황을 타개하는 돌파구 역할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과의 직접 만나는 모습은 반기업 정책을 우려하는 기업들을 달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주들이 안심하고 경영에 임하면서 고용과 투자 등을 늘려달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디스플레이 제조 강국을 만들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씀은 저에게 정말 큰 힘이 됐다”면서 “세계경기가 둔화하고 여러 불확실성으로 어려운 시기이지만, 저희는 흔들리지 않고 차세대 기술혁신과 인재양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