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인 9일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는 지난 3일 개천절에 이어 보수진영 시민ㆍ사회단체가 조국 법무부 장관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는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의 주도로 종로구 세종로소공원부터 현대해상까지 '대한민국바로세우기 2차 국민대회'를 열었고, 청와대 사랑채까지 행진했다.
주최 측은 이날 참가 인원이 500만 명을 넘었다고 주장했다. 범국민투쟁본부 총괄대표인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은 "오늘 500만 명 넘어섰고, 1000만 명이 더 모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집회 전 주최 측은 참가인원을 5000명으로 신고했고, 경찰은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84개 중대 약 5000명을 배치했다. 개천절인 3일 앞선 집회와 비교할 때 시청 앞 서울광장에는 빈 공간이 보이기도 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 집회에 시민 자격으로 참석해 별도의 공개 발언 없이 집회 참여를 독려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 글을 통해 "한글날인 오늘 오후 12시부터 광화문에서 애국시민과 함께합니다"라며 "세종대왕 동상을 보면서 우리 모두 함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갑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광화문 집회에 나가면 세종로에 자리한 세종대왕 동상을 바라본다"며 "이 세상 오만가지 소리를 다 쓸 수 있는 한글로 여러분에게 마음을 전한다. 자유, 정의, 공정, 평등"이라고 강조했다.
최동재(65) 씨는 "문재인이 문제다. 개천절에도 참석했고, 오늘도 집회에 나왔다"며 "문재인 정책으로 경제가 망하고 있는데 이 나라를 사회주의자에게 맡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경제가 어려운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나 같은 자영업자는 이 정권에서 먹고 살기 너무 힘들다"고 덧붙였다.
집회 참가자는 노인 층이 대부분이었지만, 젊은이들도 집회에 합세했다. '서울대 집회 추진위원회' 학생과 졸업생 60여 명도 참석했다. 추진위는 이달 3일에 이어 두 번째로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다. 이들은 조 장관 자녀가 서울대에서 인턴예정 증명서를 받은 것을 비꼬며 '인턴십 활동 예정 증명서' 1000부를 배부하는 퍼포먼스도 벌였다. 조국 법무부 장관 자녀가 전례 없는 ‘예정’ 증명서를 받았다는 사실을 풍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우리공화당도 광화문에서 조 장관 구속과 문재인 정권 퇴진을 촉구하는 특별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어서 집회 참석 인원은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우리공화당 관계자는 "12일 토요일 집회에 집중하기 위해, 별도의 서울역 집회를 갖지 않기로 했다"며 "다만 개별 당원들이 집회에 참여하는 만큼, 집회에 힘을 더할 것"이라고 했다.
여의도에서도 조 장관 규탄 집회에 지지 문화제가 동시에 열렸다. 온라인 커뮤니티 루리웹 회원들로 이뤄진 단체 '북유게 사람들' 측은 참가 인원을 2000명으로 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