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회장은 8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 산하 주간지 닛케이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가장 큰 문제는 희미해진 기업가 정신이라고 진단하면서 AI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일본의 가장 큰 문제는 막부 말기와 2차 세계대전 전후에 비해 기업가 정신이 매우 희미해져버린 것”이라며 “‘작지만 아름다운 나라라면 좋다’는 말은 사업에는 통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이어 “세계는 급격하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은 여전히 혁신을 진행하고 있고 중국은 거대화하고 있으며 동남아시아도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며 “반면 일본은 젊은 사업가라면 해외에 나가야 한다는 의식이 사라져 버렸고 유학생도 과거에 비해 급격히 줄었다. 일본 비즈니스맨은 초식동물이 됐다”고 우려했다.
손 회장은 “1980년대와 90년대 정도까지는 일본은 ‘전자입국’으로서 기술로 세계를 끌어당기는 힘이 있었다”며 “이제 그런 기세는 전혀 없어 기술적 측면에서 일본이 세계의 톱인 분야는 점점 줄어들었다. 일본은 이제 완전히 잊혀 버린 섬나라가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헝그리 정신이 사라진 이유에 대해 손 회장은 “과거 일본 기업가는 일을 너무 많이 한다는 비난을 받을 정도였지만 이제는 일하지 않는 것이 미덕인 분위기가 됐다”며 “주식시장도 버블 붕괴로 부채와 투자를 ‘악(惡)’으로 보는 이미지가 확산됐다. 반도체는 설비투자산업이지만 멈춘 상태다. 즉 경쟁심을 가지는 것 자체에 피폐해진 정신 구조가 사회 전체를 덮어버렸다”고 분석했다.
손 회장은 공무원이 가장 인기 있는 직종이 된 것을 한탄하면서 젊은이들이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현 상황을 타파할 솔루션으로 AI를 꼽았다. 손 회장에 따르면 산업혁명은 인간의 몸으로 비유하면 근육과 오감의 확장이고 지금까지의 인터넷 혁명은 지식과 지혜라는 뇌의 2가지 기능 중에서도 지식의 혁명이었다. AI는 지혜의 혁명을 일으킨다.
손 회장은 “AI를 통한 통찰력이 더욱 큰 힘을 발휘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그러한 시대에 일본은 마지막 기회로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 이는 마지막으로 남겨진 일발 역전의 기회다. 문제는 정부와 교육자 등 지도자들이 이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한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도 만나면서 일본 정부에 제의를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손정의는 “과거 일본 정부 자문위원 등으로 이름을 올린 적이 있지만 최종 결정하는 정치인의 강한 깨달음이 없으면 어렵다”며 “사회 전체가 기업가를 찬양하는 풍조가 돼야 정치인도 움직인다. 인터넷 신흥기업은 수상하다는 분위기가 남아서는 말을 해도 의심을 받는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