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은 강릉국제영화제를 맡게 된 과정에 대해 “8월 초에 영화제 조직위원장을 민간 영화전문가에게 넘기고자 했다”며 “강릉시에서 간곡히 부탁해 안성기(영화배우) 씨, 김홍준 교수와 함께 영화제 조직위원회를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물론 주변의 만류도 적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과거 부산 국제 영화제를 성공시킨 명성이 실추될 수 있다는 지인들의 걱정이 많았다”며 “흥행에 대해 다소 확신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았던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강릉은 영화제를 열기에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는 생각으로 무모하게 영화제를 맡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자연 경관이 아름답고, ‘문향’이라 불릴 정도로 많은 문인이 살았던 곳인 만큼 영화제 주제인 ‘문학’과 잘 어울린다”며 “지난해 동계 올림픽을 치르면서 강릉 시민들의 문화 의식도 높아졌고 호텔·아트센터 등 인프라도 많이 갖춰 좋은 영화제를 개최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또 “접근성 등 입지 조건을 고려해, 국제적 규모보다는 ‘소통’에 역점을 둔 영화제를 만들어 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올해로 24회를 맞은 부산 국제영화제에 대해서는 “이미 국제적으로 기반을 확고히 다졌다”며 “앞으로도 국제적으로 큰 축제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감회를 밝혔다.
영화제 이후 개인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우선은 올해 영화제의 완전한 기초를 잡기는 어려울 것이다. 내후년까지는 영화제를 맡아서 기반을 다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에 개인적인 경험을 담은 회고록을 출간할 예정”이라며 “회고록 집필이 끝나면 서울 국립현대미술관, 부산 영화의전당, 남양주 종합영화촬영소 기획과 제작 과정 등에 대한 책은 단계적으로 써볼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시간과 여력이 있는 한 해야 할 일은 아주 많다”며 “기회가 되면 장편영화도 한 편 찍어야 한다”고 말하며 웃었다.